제78회 아카데미시상식의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을 위한 출품 마감일이 임박함에 따라 각국이 출품작 결정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소피숄의 마지막 날들>을 출품작으로 선정했고, 루마니아는 칸국제영화제 출품작 <라자레스쿠씨의 죽음>을 선정했다. 덴마크는 오스카 최우수단편영화상 후보에 세번 지명된 바 있는 안데르스 토마스 옌센 감독의 장편 연출작 <애덤스 애플스>를, 팔레스타인에서는 자국의 자살 폭탄 테러단을 소재로 한 <천국을 향하여>를 출품작으로 결정했다.
아시아 쪽에서 중국은 첸 카이거의 신작 <무극>, 홍콩은 최근 베니스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보인 진가신 감독의 뮤지컬영화 <퍼햅스 러브>, 대만은 차이밍량의 <하늘의 구름 한 점>, 태국은 지라 말리굴 감독의 <틴 마인> 등을 각각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을 위한 출품작으로 선정을 마친 상태다. 한국에서는 <웰컴 투 동막골>이 선정됐다. 아시아권 출품작들 가운데 <무극>과 <퍼햅스 러브>는 한국 합작과 더불어 한국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 <무극>은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고, <퍼햅스 러브>에는 지진희가 출연한다.
출품작 선정을 놓고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프랑스 출품작인 <메리 크리스마스>는 출품작 자격 요건 미달 여부를 놓고 문제가 제기된 상황. 아카데미위원회의 공식 기준에 따르면, 2004년 10월1일부터 2005년 9월30일 사이에 1주일 이상 국내 개봉기록이 있어야 내년에 열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을 받을 자격을 갖추게 된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자국내 공식 개봉일정이 11월9일로 확정된 상태라 이 조건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논란을 제기한 프랑스 영화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소속된 프랑스 내 아카데미위원회는 “신중한 토론을 거친 결정”이라고만 답하고 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이라는 명예를 놓고 벌어지는 애로사항은 또 있다. 아직 후반 작업 중인 첸 카이거의 <무극>은 출품 자격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 지난 9월29일 목요일 1차 프린트를 급히 조달해 1주일 개봉을 결정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역시 기술시사용 프린트로 북부 프랑스에서 1주일간 상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봄 할리우드로 갈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움직임이 나라마다 부산하다. 제78회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을 위한 출품작 마감은 오는 10월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