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는 10년 전 가족 관객을 사로잡은 모험물 <쥬만지>의 속편이다. <쥬만지> <폴라 익스프레스>의 원작자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를 각색한 <자투라…>는 다시 한번 아이들을 낡은 보드게임 앞으로 불러냈다. 그러나 배경과 규모는 달라졌다. 전편이 불길한 북소리와 함께 밀림의 야생동물들을 풀어놓았다면, <자투라…>는 집 한채를 광활한 우주 한복판에 던져놓는다.
월터(조시 허처슨)와 대니(조나 보보) 형제는 이혼한 부모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늘 티격태격하는 사이다. 일에 중독된 아버지(팀 로빈스)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는 지하실에서 우연히 보드게임 ‘자투라’를 발견한다. 겉보기에는 초라한 구식이지만, 게임판의 레버를 당기는 순간 집은 우주로 날아가버린다.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게임을 끝마치는 것뿐이다.
<자투라…>는 집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짜릿한 우주 모험의 세계로 바꾸어놓는다. 월터와 대니는 소나기처럼 내리꽂히는 유성우의 폭격을 맞고 덩치가 커지는 괴물 로봇에게 공격당하는가 하면, 쉴새없이 포탄을 퍼부어대는 우주 해적 조르곤과 맞닥뜨린다. 우주 한가운데 유유히 떠 있는 집의 모습이나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토성 등 유려한 시각효과는 그 자체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화려한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결국 <자투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험을 통한 아이들의 정신적 성장과 가족애의 회복이다. 지루한 설교를 늘어놓는 대신 영화는 사실적인 캐릭터를 앞세운다. TV채널 쟁탈전을 벌이고, 목소리가 파묻혀 들리지 않을 때까지 경쟁하듯 소리를 질러대는 월터와 대니는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복사해놓은 듯 빼닮았다. “나는 4학년이고, 여자친구도 있어. 다 컸다는 건 이런 거야”라며 작은 권위를 내세우는 형이나, 관심을 사고 싶어 안달을 하다 늘 사고를 치고 “미안 미안 미안”을 연발하는 동생은 친숙하고 정겹다. <자투라…>는 한때 그들처럼 아이였던 어른들도 자극하는 영화다. <자투라…>는 게임판을 펼쳐놓고 주사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어린 시절, 한번쯤은 모험을 꿈꾸었을 우리 모두를 타임머신에 태운다. 돌아가라고. 그리고 마음껏 모험을 즐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