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개막, <거기에 없던 남자> <서약> 등 눈길
2001-08-21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영화축제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영화제를 꼽으라면 런던 국제영화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와 리즈영화제 세개를 꼽을 수 있다. 그중 가장 먼저 열리는 에든버러영화제가 지난 8월12일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의 일정을 시작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는 중세를 비롯한 역사적인 유적을 많이 갖고 있는 작고 아담한 도시. 그러나 이 작은 도시는, 8월 한달 동안, 어떤 큰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온갖 크고 작은 공연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재즈 페스티벌, 프린지 페스티벌,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등등의 이름 아래, 클래식, 오페라, 재즈, 코미디, 연극, 댄스 등의 공연이 도시의 크고 작은 공연장에 쉼없이 올려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다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가 있어, 가뜩이나 볼 게 많아 뭘 봐야할지 고민해야 하는 관객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올해 프랑스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장 피에르 주네의 <아멜리에>를 개막작으로 문을 연 제55회 에든버러영화제의 상영작은 모두 161편. 그중 16편의 영화가 월드 프리미어이고, 17편의 영화가 국제 프리미어, 20편의 영화가 영국 프리미어다. 특별히 부문별 후보작을 꼽는다거나 수상작을 뽑는다거나 하지 않는 대신, 관객에게 전세계의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각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렇게 해서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영화들은 바로 영국, 혹은 유럽 내 배급으로 연결된다. 각 영화의 우수성을 선별한다기보다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에 좀더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는 런던 국제영화제와 그 특성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소개되어 인기를 모은 <아모레스 페로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등의 영화들은 모두 영국 내에 개봉되어 큰 인기를 모았었다.

올해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들은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의 감독 토드 솔론즈의 신작 <스토리텔링>, 코언 형제의 <거기에 없던 남자>, <:Crumb>의 감독 테리 즈위고프의 <고스트 월드>, 기타노 타케시가 출연하는 <배틀로얄>, <사후>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디스턴스> 등이다. 특히 <풀 몬티>의 영국감독 피터 카타네오의 새 영화 <럭키 브레이크>가 전작과 같은 작은 기적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우이자 감독인 숀 펜이 <서약>과 더불어 초대됐고, <파리 텍사스> <데드맨> <어둠 속의 댄서> 등에서 빔 벤더스, 짐 자무시, 라스 폰 트리에와 함께 일해온 촬영감독 로비 뮐러가 초대되어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한국영화로는 임상수 감독의 <눈물>이 유일하게 초대됐다.

런던=이지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