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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대신 울음이 터졌어
2001-09-26

성룡 뉴욕 무역센터 건물 꼭대기에 매달려 있을 뻔

9월11일 화요일, 미국에서 테러가 일어나던 그때, 할리우드 배우들에겐 아무 일이 없었을까. 아마도 성룡이 가장 큰 화를 입을 뻔한 배우가 아닐까 싶다. 바로 그 시각, 성룡은 뉴욕 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중 하나의 꼭대기에 매달려 있을 뻔했다. 새 영화 <코피>(Nosebleed)의 촬영이, 바로 그날 아침 7시에 잡혀 있었던 것.

공교롭게도 성룡이 <코피>에서 맡은 역할은 자유의 여신상을 노리는 테러리스트와 맞서 싸우는 뉴욕무역센터의 유리창닦이였다. 각본대로 건물 꼭대기에 매달려 있다가 각본에도 없이 비행기가 건물로 돌진해오는 걸 보았다면, 그 순간 성룡의 심정은 어땠을까. 어떤 명 액션배우도 그 위험 속에 살아남긴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날따라 시나리오 작가가 그 장면이 포함된 시나리오를 제때 가져오지 않아 촬영은 연기됐고, 인기 절정의 액션배우 성룡은 사고현장을 피할 수 있었다. 촬영이 취소되자 성룡은 그 시각 또다른 새 영화 <턱시도>의 시나리오를 받아본 뒤 토론토로 이동할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호텔방에서 ‘아메리카 언더 어택’ 뉴스를 보고는 그만 평정을 잃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사고 여파로 영화 <코피>의 제작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