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이 영화로는 첫 작업이었다. 그래서 실리콘으로 만든 잘린 손을 보고서 놀랐던 것도 최강희씨보다 내가 먼저였다. 너무 똑같아서 신기한 듯 특수소품을 만져보고 있는데, 무술감독님과 리허설 중이던 강희씨가 어느새 곁에 와서는 뺏어가더라. 그리고는 요리조리 둘러보고 뜯어보고. 작은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과도한 호기심 때문에 체력이 빨리 소진되는지도 모르겠다. 칼을 들긴 들었는데 어째 자세가 좀 이상하지 않나(아래 사진). 강희씨는 자정만 되면 몸이 퍼진다. 매니저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 날도 리허설 때문에 촬영이 길어지자 여지없이 몸이 허물어지더라. 본인은 늘어지지 않으려고 알루미늄 칼을 들고서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데, 죽여야 하는데…’ 주문을 걸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