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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기억할까 잊을까
2001-10-23

테러의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할리우드에서는 현실적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이런저런 발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로버트 레드퍼드와 페니 마셜 같은 노장감독들에서 휴즈 형제 같은 젊은 제작자 겸 감독들까지 테러가 연예산업에 내민 ‘도전장’을 앞에 두고 어떻게 영화를 재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

로버트 레드퍼드는 “이 현실이 지속적이고 고착된 환경일지, 스쳐지나가는 한번의 폭풍일지는 두고볼 일이다”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다이 하드> 제작자이기도 했던 20세기 폭스사의 전 사장 래리 고든은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도 혼란스럽다. 앞으로 만들 영화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반면 휴즈 형제는 얼마 전 개봉한, 덴젤 워싱턴이 악역 경찰로 분한 액션영화 <트레이닝 데이>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예로 들면서 “실질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테러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이상, 영화가 현재의 분위기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빌리 크리스털은 “최근의 사건들이 영화 만들기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향한 새로운 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페니 마셜은 앞의 여러 가지 반응을 압축, “우리나라는 슬픔에 빠져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도피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엔터테이너고, 그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사람들은 휴식도 취해야 한다”고 명쾌하게 말했다. 대다수의 할리우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휴식을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현실, 다가갈 것인가 도피할 것인가’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은 앞으로도 한동안 접수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