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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축제에서 말달리자!
2001-10-31

`깜장 고무신`이라는 이름을 내건 6인조 `밴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개막식 공연

독립영화 감독들이 서울 당산동 한 허름한 건물 지하로 모여들었다. 밴드 ‘빨간 구두’의 지하연습실. 영화계를 떠나 돌연 음악계로 투신하는 걸까? 아니다. 김동원, 황규덕, 민동현, 강만진, 이규만 감독과 김일안 음악감독이 가칭 ‘깜장 고무신’이라는 이름을 내건 6인조 ‘밴드’로 묶인 건, 12월1일 한국독립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할 공연 때문.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이효인 영화평론가의 긴급제안으로 결성됐다.

‘파적’의 음악담당 김일안씨가 퍼스트 기타 겸 밴드지도, 중앙대 록 밴드 ‘블루 드래곤’ 출신의 강만진 감독(<고리>)이 드럼, 왕년에 ‘고고장’ 명동 에버그린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던 황규덕 감독이 신시사이저, 고교 때 밴드를 했던 김동원 감독이 세컨드 기타 겸 보컬보조, “악기 실어주러 왔다가 덜미를 잡힌” 민동현 감독이 베이스, 그리고 “독립영화계를 통틀어 노래방 오디션 결과 최고로 판명된” 이규만 감독(<절망>)이 보컬. 인디밴드들과 절친한 사이이며 한때 밴드 야간비행에도 몸담았던 민동현 감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음악을 맡았던 ‘오! 부라더스’에 기타도 빌리고 지도도 받으며 맹연습중이며, 보컬 이규만 감독은 자신의 보컬을 록발라드로 고집하는 모양이나, <말달리자>를 불러야 하는 현실에 당황하는 눈치다.

매니저 이효인씨가 “선곡으로 승부한다”고 밝힌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작사작곡 미상의 <영자송>, 크라잉 넛의 <말달리자>, 김일안 자작곡 <내버려둬>, 그리고 보컬 이규만 감독이 고를 ‘록발라드’ 2곡이 될 전망. 민동현 감독은 “베이스가 쉬운지”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월1일, 올 한국독립단편영화제는 정말 볼 만하게 시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