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F Daily > 6회(2001) > PIFF 2001
누벨바그의 영원한 뮤즈
2001-11-02

잔 모로 회고전

오슨 웰스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배우”라 칭송하고, 프랑수아 트뤼포가 “모든 신을 마지막처럼 연기하는, 최고의 여배우”라는 헌사를 바친 그녀. 20세기 유럽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여배우 잔 모로가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손님으로 부산을 찾는다.

잔 모로는 특히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로부터 가장 열렬한 구애를 받았던 인물. 루이 말의 데뷔작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8)로 주목받은 이래, 프랑수아 트뤼포,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오슨 웰스, 자크 드미, 루이스 브뉘엘, 조셉 로지, 토니 리처드슨 등과 작업하며, 지적이고 진보적인 ‘신여성’으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에로틱한 묘사가 화제가 되고 자유연애를 부추긴다는 오해를 샀던 <연인들>, 한 남자의 연인으로 머무는 것이 과연 사랑이고 행복인지를 물었던 <줄 앤 짐> 등 잔 모로가 연기한 여성 캐릭터는 도덕이라는 이름을 가장한 세상의 편견 앞에 당당한 모습들이다. 자신의 분신들과 함께 “세상의 편견과 싸워온” 잔 모로는 극영화 <뤼미에르> <유년기>, 그리고 다큐멘터리 <릴리 기쉬의 초상>으로 직접 메가폰을 잡기도 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이콘이자 뮤즈였던 잔 모로의 영화 커리어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살아 있는 전설” 운운하는 기자들에게 잔 모로는 그녀가 ‘화석’이 아니라는 일침을 놓았다. “나는 살아 있다. 그건 맞다. 그렇지만 내가 전설인지는 잘 모르겠다.”

부산영화제에서는 잔 모로의 대표작 <줄 앤 짐> <연인들>과 함께, 최신작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을 상영한다. <마그리트 뒤라스의 사랑>은 마그리트 뒤라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녀의 연인이었던 얀 안드레아의 회고를 토대로 한 영화. 잔 모로에게 어울릴 만한 작품을 찾고 있다는 조세 다얀 감독의 프로포즈에 그녀는 얀 안드레아의 저서 (영화의 원제)를 보내 화답했다. 그리고 자신의 절친한 친구였던 마그리트 뒤라스 역할을 맡아 열연했고 변함없는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