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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우유 Bread and Milk
2001-11-02

월드 시네마/ 슬로베니아/ 얀 치트코비치/ 2001년/ 68분/ 35mm 흑백

파국으로 치닫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에 내재된 안타까움을 들여다보는 작품.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라는 헌사가 말하듯, 인간 실존에 대한 예리하고도 따뜻한 동정이 작품 전반에 유유히 흐른다.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이른 퇴원. 재활치료를 하루 남기고 의사들의 파업으로 퇴원한 알코올중독자 이반은 조심스레 새로운 삶을 꾸릴 다짐을 한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아내의 부탁대로 빵과 우유를 사러 나간 이반은,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빵과 우유를 사서 집으로 향하는 길, 그 길엔 사소한, 그러나 나약한 그에겐 위해가 될 만한 많은 것들이 도사리고 있다.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체코에서 영화공부를 한 신예감독 얀 치트코비치의 첫 장편영화.

그는 이 작품으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단선적 줄거리가 소박한 질감의 흑백화면 속에 담겨져 있는 이 작품은 이반이 사온 우유가 계단을 따라 흐르는 마지막 장면과 에필로그처럼 덧붙여진 ‘판타스틱’한 병실장면만으로도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