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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소년의 농구경기 <쿵푸덩크>
정재혁 2008-02-27

부모를 찾기 위한 쿵푸 소년의 농구경기

상하이 길거리에 버려진 소년 팡시지에(주걸륜)은 무술을 하는 한 남자에게 발견돼 무술학교에서 자란다. 쿵후를 비롯해 다양한 무술을 몸에 익힌 그는 어느 날 우연히 거리에서 한 남자(증지위)를 만나는데 이 남자는 팡시지에의 손놀림을 눈여겨보며 그를 제일대학 농구부에 입단시킨다. 자신이 매니저를 자임하고, 팡시지에를 ‘고아의 부모를 찾기 위한 농구 열정’의 주인공으로 포장해 기자들에게 홍보한다. 제일대학 농구부에 들어간 팡시지에은 타고난 점프력과 슈팅 감각으로 주목받고, 세걸을 못마땅해하던 농구부 주장 정위(진백림)도 나중엔 세걸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쿵푸덩크>의 컨셉은 명확하다. 주성치가 쿵후와 축구를 결합해 독특한 코미디 <소림축구>를 완성했듯 <쿵푸덩크>도 쿵후를 농구에 접목해 새로운 코믹스포츠물을 만들려 한다. 하지만 이 시도는 엉성한 이야기 위에서 완벽하게 무너진다. 영화는 팡시지에가 농구를 하게 되는 동기, 매니저 남자의 정체, 팡시지에와 정위의 드라마 등을 최소한의 설명도 없이 그냥 늘어놓는다. 마치 스포츠영화나 청춘드라마의 익숙한 공식을 알아서 참조하라는 식이다. 농구와 쿵후가 결합된 경기장면도 전혀 기발하지 않다. 쿵후 기술이 응용된 슬램덩크나 쿵후의 리듬으로 변주된 새로운 농구 등을 기대했다면 완전 오산이다. <쿵푸덩크>의 경기장면은 그냥 절반은 농구고 나머지 절반은 쿵후다. 상대팀은 영화 <300>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나타나고, 위기 때 불러온 무술학교의 선생들은 수지침을 던지며 그냥 싸움을 한다. 빈약하게 깔린 팡시지에의 부모 찾기 이야기도 결말을 수습하느라 바쁘다. <쿵푸덩크>에서 단 하나 볼거리가 있다면 팡시지에를 연기한 주걸륜의 매력이다. 어수룩하지만 순수한 세걸의 캐릭터는 모든 일에 무심한 척하는 주걸륜의 다소 투박한 느낌과 어울려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대만, 홍콩, 중국의 인력이 모여 제작한 <쿵푸덩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공식 홍보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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