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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음모 Weekend Plot
2001-11-02

아시아영화의 힘

아시아영화의 창|중국|장밍|2001년|91분

데뷔작 <무산의 구름>으로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은 장밍 감독의 지난해 PPP 프로젝트이기도 한 이 영화는 부산을 통해 처음 소개된다. 경찰관 유동은 휴가차 고향을 찾은 옛 여자친구 샤오베이 일행을 만난다. 유동과 샤오베이 일행은 근처 강가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널 죽도록 사랑해’라는 문장이 쓰인 쪽지를 발견한다. 과연 이 쪽지를 쓴 사람은 누굴까.

샤오베이의 남자친구는 유동과 샤오베이를 의심하고, 샤오베이는 유동이 옛 사랑을 잊지 못해 이 쪽지를 썼으리라 생각한다. 유동 역시 쪽지의 임자에 관한 의문을 품고 나머지 친구들 역시 이들의 드러나지 않는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장밍 감독은 마지막 장면 직전까지 선명한 플롯 대신 갈수록 엉켜만 가는 여섯 남녀의 관계만을 드러낸다.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의혹이 갈수록 불어나고 결국 관계의 본질을 파고들어 금이 쩍쩍 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중국 전통 악기로 연주하는, 불협화음에 가까운 음악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현대인의 일상을 예리하게 잘라내 그 단면을 속속 들여다 보여주는 극사실주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