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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브로] “정치와 오락의 균형이 힘들었다”
김도훈 사진 오계옥 2008-04-25

<아이언맨>의 감독, 존 파브로

-어떻게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들과 <아이언맨>을 차별화하고 싶었나. =토니 스탁이라는 주인공 자체가 그리 호감 가는 인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 맨>의 피터 파커는 학교에서 왕따라 관객이 감정을 쉽게 이입할 수 있고, 다른 히어로들도 원래부터 영웅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토니 스탁은 아이언맨으로 변화하기 전까지는 버릇없는 애처럼 구는 남자다. 그러나 자신을 재창조하면서 점점 마음을 바꾸어나간다. 철갑 슈트를 만드는 게 바로 그것의 메타포다. 그리고 아이언맨은 마블 코믹스계에서는 드물게 슈퍼파워가 없는 히어로다. 그는 자신을 스스로 히어로로 창조한 남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슈퍼히어로 역에 아주 잘 들어맞는 배우는 아니다. 그가 첫 번째 선택이었나. =물론 그가 첫 번째 선택이었다. 대신 마블 코믹스쪽을 설득하기가 꽤 어려웠다. 그들은 좀더 젊고 슈퍼히어로처럼 생긴, 더불어 다우니 같은 과거사가 없는 배우를 원했다. 그러나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아이언맨은 코믹스 팬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캐릭터다. 그래서 누군가가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를 정의내려주기를 원했다. 토니 스탁과 다우니는 실제 삶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지 않나.

-영화는 군수산업 등 정치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음악과 분위기는 무척 오락적이다. 어떤 부분에 좀더 힘을 기울이길 원했나. =감독으로서 가장 어려운 건 영화를 위한 적절한 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고자 한 것은 사실이다. 요즘 미국인들은 근심거리가 많다. 군사 활동으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애를 먹고 있으며 대통령 선거도 한창 진행 중이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여러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방영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관객의 탈출구가 되어주어야만 한다. 두 부분의 균형을 잡는 건 몹시 힘들다.

-테렌스 하워드가 극중에서 다른 철갑 슈트를 보고 “다음 기회에”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코믹스상에서 그는 이후 ‘워머신’이라는 슈트를 입고 아이언맨보다 강력한 화력을 가지는 히어로가 된다. 코믹스팬들이 속편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서 자그마한 힌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일반 관객보다는 코믹스팬들을 위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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