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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고> 감독, 주연배우, 원작자 관객과의 대화
2001-11-12

“사랑에 빠져도 됩니까?”

재일동포 3세 소년의 발랄한 성장담 는 국경과 이데올로기, 차별과 편견에 대해 경쾌하게 문제제기하는 영화다. 영화 상영 뒤 시작된 관객과의 대화는 환호와 갈채, 웃음 속에서 진행됐다. 첫 질문은 스기하라 역 배우 구보즈카 요스케에게 향했다.

“잡지에서 많이 봤는데 직접 만나니 좋다. 도 잘 봤다. 다음엔 어느 영화를 할 건가?” 구보즈카 요스케는 자연스러운 한국어인사 “감사합니다”로 입을 열어 다시 한번 박수와 함성을 불렀다. “다음 작품은 TV드라마이고, 내년엔 삭발 상태로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다.” 삭발? 곧바로 “모자 벗어주세요!” 소란스런 요청이 들어왔고, 구보즈카는 모자를 벗어 ‘시원한’ 헤어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원작자 가네시로 가즈키에게는 “영화에 등장한 코믹한 에피소드며 스기하라의 행적들은 얼마나 자전적인가” 하는 질문이 던져졌다. “아버지가 조선계 초·중학교를 나왔고, 고교는 일본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연애는 픽션이다.” ”에이∼” 객석,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어머니가 가출한 건 사실이다.” 순간 일동 폭소. “재일동포 소년의 이야기라는, 일본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를 감독할 생각을 어떻게 했나”는 질문에 유키사다 감독은 “원작 <고>는 많은 독자를 확보했다. 그건 스기하라란 인물이 그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만큼 뜨거운 연애를 담을 수 있는 소재는 일본의 일상에는 없다.”고 답했다.

“한국인과 사랑할 수 있나요?” 어느 관객의 물음에 구보즈카의 되받아친 답이 압권. “사랑에 빠져도 됩니까?” 장내는 웃음바다. “매력적인 여성이라면, 기꺼이.”

위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