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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고수의 격투기 대회 참가기 <레드벨트>
김성훈 2008-08-20

주짓수 액션기대 지수 ★ 강직한 신념 지수 ★★★★ 노골적인 영웅 지수 ★★★

주짓수(유도와 격투기 기술이 혼합된 브라질 무술) 고수 마이크 테리(치웨텔 에지오포)는 LA에서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면서 수련생들을 가르친다. 그는 제자들에게 남을 공격하는 무술이 아닌 자신을 방어하는 무술의 정신을 강조한다. 그리고 “빠져나갈 구멍은 언제든지 있게 마련이야”라고 말한다. 비 내리던 어느 날, 마이크의 차를 받은 변호사 라우라 블랙(에밀리 모티머)이 도장을 찾아오고, 사소한 오해로 총탄오발사건이 발생한다. 마이크는 그 사건으로 인해 깨진 도장의 유리를 수리할 돈이 없어 아내의 오빠가 운영하는 술집에 돈을 빌리러 간다. 거기서 취객과 시비가 붙은 영화배우 쳇 프랭크(팀 앨런)를 구해준다. 쳇은 자신을 구해준 마이크에게 감사의 표시로 고급시계를 선물한다. 한편, 마이크는 월급을 받지 못한 제자인 경찰 조 콜린스에게 쳇에게서 선물받은 시계를 준다. 그런데 그 시계가 장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점점 더 커지고 마이크가 빠져나갈 구멍은 없어 보인다. 여기까지 영화는 장장 1시간 동안 강한 신념의 사나이 마이크 테리를 격투기 링에 오르게 하기 위한 장치들을 만들어간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그의 강한 신념은 아내와 트러블을 일으키고, 사이가 좋았던 영화배우 쳇의 음모를 알게 된다. 이처럼 마이크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될수록 관객은 링 위에서의 액션을 기대한다.

하지만 <레드벨트>는 액션영화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라가지 않는다. 마이크는 자신이 생각하는 무술에 대한 고집으로 링 위에 올라가는 것을 거부하고, 엉뚱한 곳에서 싸운다. 거기에서의 마이크와 히카르도의 액션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앵글을 너무 가까이서 잡아 액션을 크게 보여주지 않는 촬영, 인물들의 반응 하나마다 빠른 컷으로 이어붙인 편집, 주인공과 악당 캐릭터의 개성을 전혀 살리지 않은 액션 합 연출은 ‘주짓수’의 매력을 오히려 반감시킨다. 게다가 일본 챔피언이 히카르도를 이긴 마이크에게 다가와 자신의 챔피언 벨트를 주며 뜬금없이 영웅으로 추켜세우는 장면이나 브라질 주짓수의 고수이자 사부인 주앙모로가 마이크에게 레드벨트를 주는 장면은 감정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tip/ 주짓수는 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이다. 브라질로 이주한 일본의 유도가 마에다 미쓰요가 많은 실전 속에서 익힌 격투 기술과 유도 기법들을 주짓수의 창시자로 알려진 그레이시(엘리오 그레이시) 가문에 전수하였다. 그 후, 그레이시 가문은 주짓수를 개량하여 독자적 형태의 무술로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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