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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밀레니엄 맘보> 감독 허우샤오시엔, 관객과의 대화
2001-11-14

“영화 창조는 관객 거절에서부터 출발한다”

2001년 현대 대만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우울한 초상을 그린 <밀레니엄 맘보>가 상영되는 동안 객석은 기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진지했다. 그 분위기는 관객과의 대화로 그대로 이어졌고, 너무나 진지하게 대화가 오가자 진행자가 “철학자의 강의를 듣는 분위기”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10년에 걸쳐 현대 타이페이를 담아낸 3부작을 찍을 것이며, <밀레니엄 맘보>는 그 1부라고 말머리에 밝혔다. 영화를 찍을 때 무엇을 중시하느냐는 질문에 “영화를 창조하는 것은 관객을 거절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진짜 영화를 만들려면 흥행성적, 관객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영화관을 피력했다.

<밀레니엄 맘보>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찍지 않고 물흐르듯 찍은 영화다. “그냥 배우들을 시추에이션에 몰아넣고 몰입하게 했다. 연기가 마음에 안 들어도 그 자리에서 컷을 부르지 않았고, 신이 마음에 안 들어도 그 다음 행동을 계속 찍었다.” 전작들과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옷도 하나만 입다보면 바꿔 입고 싶다. 산양자리라 그런지 변화를 즐긴다.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답이 돌아왔고, “졸음을 참느라 혼났는데 메시지를 잘 모르겠다”는 말에 “졸았다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라고 능청스럽게 말문을 열곤, “젊은이들은 빠르게 변화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는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을 뿐이다. 현대 대만 젊은이들의 모습을 알려주고자 했다”

관객과의 대화가 끝난 뒤 진행자는 기립박수를 제안했고, 관객들은 모두 기꺼이 자리에서 일어나 거장을 박수로 떠나보냈다.

위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