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꿈이냐 사랑이냐라는 순진한 고민 <꽃보다 남자>
이화정 2008-09-10

순정만화 지수 ★★ 드라마 능가 지수 ★ 츠카사 매력 지수 ★★

‘꽃남’들의 파장이 거세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만화 잡지 <마가렛>에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발매, 총 37권 58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만화 <꽃보다 남자>는 일본판 애니메이션(1996), 대만판(2001), 일본판(2005) 드라마에 이어 각각 속편까지 제작하며 그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이번엔 영화다. 1995년 이미 일본에서 제작된 적이 있지만, 이번엔 드라마로 쌓아온 인지도를 등에 업고 몸집을 부풀렸다. 지난 6월28일 일본 개봉한 영화는 개봉 9주차 530만 관객을 동원, 원작과 드라마로 쌓아온 ‘꽃남’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영화는 일본에서 방영된 츠카사와 츠쿠시가 사랑을 확인한 속편 <꽃보다 남자 리턴즈>로부터 4년 뒤의 이야기다. 대재벌 도묘지 그룹의 후계자이자 F4의 리더인 ‘츠카사’는 거침없는 성격 그대로 전세계 미디어를 통해 평범녀 ‘츠쿠시’와의 결혼을 발표해버린다. 졸지에 ‘신데렐라’가 된 츠쿠시. 결혼선물로 그녀는 츠카사 집안 가보인 300억원짜리 티아라 ‘비너스의 미소’를 선물받지만, 호텔에 침입한 괴한에게 도둑맞고 만다. 둘의 사랑의 상징인 티아라를 찾기 위해 곧 흩어져 있던 F4가 한자리에 모인다. 한편 츠쿠시는 갑작스런 결혼 결정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등한다.

영화는 드라마의 일등공신 이시이 야스하루 감독을 비롯해 각본, 배우가 다시 만나 인기를 재확인하는 자리다. 대만에 드라마 선점권을 뺏긴 만큼 영화만큼은 확실히 보여주자는 다짐이 엿보인다. 스케일은 커지고 장르는 확장됐다. 한국 드라마 <>을 연상시키는 초반 멜로신을 지나고 나서부터 티아라를 쫓는 츠카사의 추격신은 액션영화를 방불케 하며, 티아라를 찾아 떠나는 홍콩, 라스베이거스, 남태평양, 교토를 잇는 여정은 여느 블록버스터물에 버금간다. 그러나 화려해진 외관에 비해 원작부터 이어온 <꽃보다 남자>의 매력은 대폭 축소됐다. 제멋대로인 츠카사와 천방지축 츠쿠시의 알콩달콩한 갈등도, 계급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만화적인 상상력도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꿈이냐 사랑이냐라는 순진한 고민에 빠진 츠쿠시의 감정선만으로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버티는 건 제아무리 마쓰모토 준과 오구리 &#49804;의 광팬이라고 해도 버거운 일이다.

tip/영화 속 깜짝 등장. 결혼을 앞둔 츠쿠시를 갈등에 빠뜨리는 이혼남으로 등장한 후지키 나오히토는 95년 영화화된 <꽃보다 남자>에서 ‘루이’로 분했던 인물이다. 데뷔작이었던 루이 역 이후 그는 <호타루의 빛> <1리터의 눈물> <어라운드 40> <러브 레볼루션>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다정다감한 캐릭터. 최근 호스티스와의 불륜설로 일본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