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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워딩턴] 강력한 심장, 야성적 눈빛
안현진(LA 통신원) 2009-05-22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배우 샘 워딩턴

“강력한 심장.”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존 코너와 카일 리스의 만남을 돕는 마커스는 영화에서 두번에 걸쳐 같은 말로 설명된다. 사형이 집행됐으나 과학기술의 재료로 사용되고 15년 뒤 초토화된 LA의 황무지에서 깨어난 이 남자는, 금속 골격이 펄떡이는 심장을 감싼 인간과 사이보그의 결합형이다. 왜 살아 있는지, 여기가 어딘지, 지금이 언제인지 혼란스러운 그는 상처 입은 짐승처럼 포효한다. 액션블록버스터가 마땅히 채워야 할 아드레날린의 수치를 한껏 높이는 장면이다.

마커스는 호주 출신의 샘 워딩턴이 연기했다. <터미네이터> 월드의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이 복귀작 <아바타>를 위해 손수 고른 워딩턴은, 카메론의 추천을 받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도 승선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눈빛과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 러셀 크로와 휴 잭맨의 몇년 전이 떠오르는 이 알파메일은, 미키마우스클럽과 헬스클럽을 거쳐 대량생산되는 배우들과는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감독 루이 레테리에가 차기작 <클래시 오브 타이탄즈>에서 메두사의 목을 베는 페르세우스로 그를 점찍은 건 당연한 선택이다. “터프한 액션을 원하는 사람들은 ‘오지’(호주 사람)를 찾아온다. 바나나 한 자루면 못할 게 없거든.”

원래 워딩턴은 벽돌공이었다. 스무살 무렵 한 여자를 사랑했는데, 그녀의 꿈을 지지하려고 시드니 국립연기학원의 오디션에 함께 응시했다. 그는 합격했고, 1주일 뒤 여자는 이별을 말했다. 벽돌공에서 연기자가 됐지만 거들먹거릴 틈이 없었다. 배우 수업은 그에게 또 다른 수련이었고, 워딩턴은 그렇게 도제 생활을 시작했다. 열심히 하면 역할 하나 얻지 않을까,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것이 어느새 10년. 운명과 우연이 찾아준 새로운 길은 할리우드라는 큰 바다로 그를 인도했다. 샘 워딩턴은 늦게 도착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각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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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EVER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