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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마유코] 그 소녀, 아찔하다
이화정 2010-03-11

<리틀 디제이>의 후쿠다 마유코

‘일본의 다코타 패닝’ 따위의 수식어는 버려도 좋다. 15살 소녀배우, 후쿠다 마유코를 알기 위해선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다. 드라마 <백야행>의 어린 유키호, <여왕의 교실>의 히카루, <서머 스노>의 유카리 등 아동극단 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한 이 배우의 풍성한 필모그래피는 바로 후쿠다를 설명하는 모든 것이다. 단 한편만 골라 봐도 그녀의 존재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주연여배우의 아역이라면 도맡아 하는 후쿠다는 여배우들이 자신의 아역을 맡아주길 바라는 0순위 배우다. <리틀 디제이>에서 중학교 2학년, 병원에 입원했던 때 만났던 소년을 추억하는 PD 타마키(히로스에 료코)의 어린 시절 역시 후쿠다의 차지다. 백혈병에 걸린 소년의 사랑을 받아주는 과거의 타마키는 어리지만 당돌하고 아름답다. 바로 후쿠다라서 할 수 있는 연기다.

후쿠다를 국내 팬에게 알린 <데스노트 L: 새로운 시작>(2007) 제작 당시. 300명의 배우 중 후쿠다를 발탁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은 후쿠다의 장점을 ‘여배우로서의 감수성과 표현력의 정확성’이라고 짚었다. 감독의 말은 예견이 됐다. 첫 CF 출연작인 KFC 촬영 때, 낯가림없이 곧장 70명의 스탭을 압도한 그 순간부터 어린이답지 않은 영민함과 성실함은 그녀의 것이었다. 천재적인 연기력, 감성적인 베이스의 조화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내는 그녀를 향해 사람들은 말한다. ‘마흔을 앞둔 열살 소녀’라고. 쏟아지는 칭찬에 대해 후쿠다는 “아직 칭찬은 아껴두라”고 말한다. “천재아역은 많다. 그러나 난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래서 아직 더 성장하고 싶다”고. 연극무대부터, 최근 시한부 소녀로 첫 주연작 <헤븐스 도어> 출연까지 연거푸 해낸 그녀. “연기하는 무서움을 알았다. 좋아하기 때문에 이대로는 안된다. 성장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진다. 포르노 그라피티의 노래를 즐겨 들으며, 하루키를 읽는 소녀에게 이제 막 성장기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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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주)피케이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