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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부터 <카사노바>까지 전부 본다!
이화정 2010-06-09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6월10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페데리코 펠리니의 거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6월10일부터 7월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은 펠리니의 초기작부터 유작까지 총 22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펠리니의 거의 전작이 소개되는데다, 상영기간만 무려 한달에 달한다. 자전적인 요소를 영화에 반영하는 펠리니의 작품 성향으로 볼 때, 이번 영화제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펠리니의 삶까지 조망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기존의 것을 거부하는 예술가적인 창의성은 펠리니의 작품을 끊임없이 관통하는 화두였다. 특히,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무방비 도시>(1945), <전화의 저편>(1946) 등에서 조감독이자 공동 각본가로 참여했으면서도, 그는 기존 네오리얼리즘의 전통을 거부하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인생과 예술에 대한 성찰을 풀어나간다. 특히 데뷔작인 <백인 추장>(1952)은 그의 작품세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네오리얼리즘에 경도되어 있던 당시 이탈리아의 문화 조류를 과감하게 거부함으로써 그는 주류 예술가, 지식인층으로부터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삶에 대해 고정된 생각을 갖고 싶지 않다’던 그에게 매 작품은 새로운 영상 실험의 장이었다. 정규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어린 시절부터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을 떠돌며 유랑극단에서 광대로 생활한 독특한 생활방식은 결국 틀 안에 구속되지 않은 펠리니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게 만든 동력이었다. 영화라는 속성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내면의 반영, 인간에 대한 구원 사이에서 늘 경계를 실험했던 감독. ‘개인적’인 것에 경도되었다는 이유로 말년에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조, 구축해나갔다.

이번 영화제에는 네오리얼리즘에 반기를 들었던 전반기 작품을 거쳐 포스트모던적인 실험을 행한 후반기 작품까지 그의 작품들이 총망라된다. 대표작은 이미 국내에 간헐적으로 소개된 바 있는 작품이다. 정신분열증적인 감독의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한 <8과 1/2>(1963), 1950년대 당시 이탈리아의 기조였던 네오리얼리즘을 거부하고, 인간 내면에 천착한 그의 대표작 <길>(1954)을 비롯해 1960년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펠리니 작품의 총망라이자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달콤한 인생>(1960) 같은, 대표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 데뷔작인 <다양한 불빛>(1950), <백인 추장>을 비롯해 초창기 대표작으로 펠리니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비텔로니>(1953)가 상영된다. 후기 걸작으로 평가받는 <사티리콘>(1969)과 <카사노바>(1976)도 소개된다. 고대 로마와 18세기 유럽의 방탕함과 광기를 보여주는 두 작품은 ‘펠리니스크함’이란 표현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작품이다. 펠리니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을 듣는 <아마코드>(1974)와 <여인의 도시>(1980), <진저와 프레드>(1985), 펠리니의 자전적인 회고를 그린 인터뷰 형식의 작품 <인터뷰>(1987), 로베르토 베니니와 함께한 펠리니의 유작 <달의 목소리>(1990)도 상영된다. 특히 데뷔작인 <다양한 불빛>이나 <인터뷰> <달의 목소리> 등은 이번 회고전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 상영되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 회고전 기간 동안 작품 상영뿐만 아니라 펠리니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영화사 강좌도 마련된다. 자세한 상영일정과 작품정보는 서울아트시네마 사이트(www.cinematheque.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