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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영화 <갤럭시 퀘스트>
2001-12-20

TV는 나의 영웅

Galaxy Quest 1999년 감독 딘 패리섯 출연 시고니 위버

<HBO> 12월23일(일) 밤 10시

모름지기 배우에겐 전성기라는 게 있는 법. 한창 주가를 올리고 팬들 사랑을 듬뿍 받는 시기가 있다. 그런데 그 기간이 영원하진 않다.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고, 인기가 하락하면 초라한 신세가 되기도 한다. <갤럭시 퀘스트>의 주인공들 역시 다르지 않다. 젊었을 때는 잘 나가는 스타들이었지만 싸구려 배우로 전락했다. 영화는 이들이 마주하는 엉뚱한 모험담을 그려간다. ‘클라투’(이 이름은 물론 SF영화의 걸작 <지구가 멈춘 날>(1951)에서 빌려온 것이다) 성운에서 도착한 외계인들은 TV를 통해 지구문명을 학습하는데 여기서 본 TV시리즈를 ‘실제’라고 착각한다. 배우들은 멋진 영웅들로 숭배되고 “나쁜 무리들을 물리쳐주세요, 제발!”이라는 간절한 호소를 듣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구에 남은 몇 안 되는 마니아들은 똘똘 뭉쳐서 배우들의 지원자가 된다. 영화 <갤럭시 퀘스트>는 최근 제작된 할리우드 오락영화 중에서 TV에 대한 관대하면서 긍정적 태도를 담은 작업으로 기억될 만하다.

TV시리즈 주인공들이었던 케이슨 등은 한때 대단한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이젠 볼품없는 신세가 되어 있다. 작은 행사에 참가해 팬들에게 사인회나 여는 배우가 된 것. 어느날 은하방위대원들 도움을 받기 위해 왔다는 사람들과 만난다. 케이슨 등은 새로운 출연제의라고 생각하고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도착한 곳이 세트가 아니라 실제 우주공간이라는 점. TV시리즈 주연들은 외계인 악당과 맞서 싸워야 하며 다시 지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중의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갤럭시 퀘스트>를 만든 딘 패리섯 감독은 할리우드보다는 공중파 방송과 친밀한 인물. <ER> 등의 TV시리즈 등을 연출하면서 경력을 쌓아왔다. <갤럭시 퀘스트>에서 그는 <스타트랙> 시리즈 등에 오마주를 바치고 있는데 이는 연출자 자신이 대단한 TV마니아임을 고백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시고니 위버는 <에이리언> 시절과 달리 금발에다가 섹시한 우주인으로 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