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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훈육대장 <내니 맥피 2-유모와 마법소동>
이화정 2010-08-11

사마귀와 코털, 뻐드렁니에 주먹코. 에마 톰슨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망가뜨린 정교한 유모 분장은 재활용되어야 마땅했다. 훈육대장, 내니 맥피(에마 톰슨)가 5년 만에 시리즈로 돌아왔다. 전편에서 맥피의 훈육으로 개선된 아이들을 다시 방문할 일은 없다. 도움이 필요한 말썽쟁이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나 널려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감독 역시 교체됐지만, 전편의 일등공신인 에마 톰슨은 그대로다. 다시 각본을 썼고, 다시 분장을 했다.

전편은 아홉 아이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아빠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었다. 속편에서 내니 맥피가 떠안은 과제는 위기에 처한 주부 미세스 그린(메기 질렌홀)이다. 말 안 듣는 세 남매와 런던에서 온 조카 남매를 돌봐야 하는데다, 호시탐탐 농장을 노리는 시동생은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를 괴롭힌다. 게다가 전쟁터에 나간 남편(이완 맥그리거)은 생사조차 알 수 없다. 내니 맥피는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이 아비규환의 농가에 평화를 불러온다. 소동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영화의 스케일은 커지고 볼거리는 풍성해졌다. 주 무대는 평범한 영국의 농가지만, 무대를 활용하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낸다. 농가의 안팎, 1층과 2층을 오가는 배우의 동선은 마치 연극 무대에 선 배우들을 연상시키듯 활동적이고 유쾌하다. 여기에 아빠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큰아들(아서 버터필드)이 런던으로 가는 에피소드를 덧붙여 단조로움에서 벗어나는 시도도 첨가된다.

시리즈로 전환하는 동안 <내니 맥피2…>는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방문하여 얌전하게 만드는 미국 리얼리티 TV프로그램 <내니 911>을 쏙 빼닮는다. 현실의 유모가 시간과 노력, 애정과 관심을 설파하는 데 들이는 노고를, 영화 속 유모는 마법으로 일정 부분 충당한다는 걸 빼면 말이다. 가족드라마로서의 기본기도 충실하다. 배우들의 관록있는 연기와 함께 레이프 파인즈와 이완 맥그리거의 깜짝 출연 역시 이 영화의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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