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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원정대, 해리 포터의 벽을 넘을까?
2001-12-24

<반지의 제왕> 첫주 선전, 개봉국 늘어남에 따라 대대적 흥행 예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맞수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지난 12월19일 드디어 미국을 비롯한 14개국에서 일제히 개봉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개봉일 하루 동안 1820만달러의 매표 수익을 올려, 역대 12월 개봉작 중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수요일 개봉작 중에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2850만달러)과 <쥬라기 공원3>(1900만달러)를 이어 3위에 올랐다. 개봉일 하루에 3230만달러를 벌어들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는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박스오피스 관계자들은 “주중에 개봉한 러닝타임 3시간짜리 영화로는 대단한 선전”이라며, 개봉 주말의 성적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현재로선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개봉 사흘 기록 9030만달러를 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급의 힘, 등급, 상영시간 등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편이기 때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3672개 극장에서 개봉한 데 반해,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3359개 극장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등급도 G(전체 관람가)와 PG13(13세 이상 관람가)으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뉴라인에서도 개봉 전날까지 개봉 닷새 동안 최소 6천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비교적 소박한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첫날 기록에 고무된 뉴라인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는 큰 히트를 기록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뉴라인의 배급 담당자 데이비드 터커맨은 “이건 컬트가 아니다. 원작소설 마니아들이 이렇게 많을 수는 없다. 대대적인 흥행을 예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긴 러닝타임으로 인해 상영횟수가 크게 줄어든 데 대해서는, 심야상영 확대 등의 복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흥행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언론의 호평, 영화제 수상과 노미네이션 소식들. 살롱 닷 컴이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를 “올해의 영화”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위대한 영화, 영화사의 쾌거, 영화의 쾌감을 알려주는 작품”으로 호평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 영화상은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에, 올해 신설된 AFI 영화상은 작품상과 특수효과 등 4개 부문 수상 후보로 지명했다. 전미비평협회에서는 이미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 특별공로상과 프로덕션 디자인상을 안겼다. 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영화의 개봉과 함께 원작소설과의 비교 논쟁도 격화되고 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비교적 최근 소설인 데 반해, <반지의 제왕>은 수십년간 정독해온 열혈 독자들과 연구자들이 많기 때문. 원작 소설의 팬들 중에는 영화가 방대한 스토리를 잘 집약해놓았다고 호평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화가 원작을 상업화했고 톨킨의 정신을 위배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원작에서 비중이 적은 아웬(리브 타일러)의 캐릭터를 전사와 연인의 이미지로 변형, 그 비중을 늘린 이유가 여성 관객을 불러모으기 위한 것 아니었냐는 불만이 높다. 피터 잭슨은 현재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 동원된 소품과 의상을 영구 보존할 박물관 건립을 희망하고 있으나, 톨킨 기념사업회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19일 동시 개봉한 미국 외의 13개국에서도 하루 동안 115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전세계적으로 총 1만개 극장에서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