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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동이' 아쉬움 속 12일 종방
2010-10-10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병훈 PD의 사극 '동이'가 대부분 방송 회차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채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동이'는 3월22일 11.6%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이 PD 특유의 가마솥 시청률 상승 효과를 보이더니 50부작 중 절반을 넘어서던 6월에는 시청률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청률 호조로 예정보다 10부 늘어나 총 60부작으로 연장방송되기도 했으나 8월 한때는 시청률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SBS의 경쟁작 '자이언트'에 밀리기도 했으며 최근 다시 이 드라마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동이'의 성적은 드라마의 극심한 시청률 불황을 겪고 있는 MBC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전이지만 64.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허준'(2000년), 최고 시청률 57.8%의 '대장금'(2004년), 35.4%까지 올라갔던 '이산'(2008년) 등 이 PD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결과다.

◇ 깨방정 숙종의 등장..숙종 시대의 새로운 해석 '호평' = '동이'는 그동안 수차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극화됐던 숙종과 장희빈,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영조의 어머니이던 숙빈 최씨(동이)를 등장시켜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전까지 이 시대의 이야기에서 숙종은 절대 군주의 전형이었고 장희빈이 악녀, 인현왕후는 선한 피해자의 모습으로만 그려졌지만 '동이'의 제작진은 당시의 이야기에 현대적인 상상력을 더해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카리스마를 갖춘 임금 숙종에게는 장난스러운 모습을 집어넣었다. 이전까지 사극의 왕은 권좌에서 호령하던 모습이 전형이었지만 '동이'의 숙종은 나약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인간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줬다.

숙종은 궁녀들에게 손을 흔드는 가벼움을 드러내고 심지어는 노비인 동이(한효주)가 담을 넘는 데 등을 구부려 밟고 넘어가게 하는 파격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아 시청자들로부터 '깨방정 숙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악녀의 모습만 강조되던 장희빈에게는 영리한 정치가라는 세련된 옷을 입혔고 인현왕후는 자신의 자리를 잃게 될까 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훗날 임금의 어머니가 되는 동이 역시 제작진이 처음 드라마 속의 캐릭터로 등장시킨 인물이다. 긍정적이고 명랑한 성격의 동이가 인간적인 숙종과 로맨스를 쌓아가는 장면은 극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축이었다.

◇ 캐릭터ㆍ스토리의 답습 vs. 이병훈 표 사극의 '편안함' = 이처럼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동이' 속 캐릭터와 근간을 이루는 스토리는 이 PD가 만들었던 전작들의 답습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는 시대와 이름만 바뀌었을 뿐 '대장금' 속 민 종사관과 장금 사이의 연애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있었고 주변 인물들의 역할 역시 이전 드라마들의 재탕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 PD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감초 캐릭터는 이희도와 이광수가 연기한 장악원 직장과 악동에서 재현됐으며 김소이나 정유미 등이 연기한 상궁과 궁녀들은 '대장금'이나 '이산'에서 여주인공을 돕던 궁궐 동료들의 역할과 차이가 없었다.

여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고 신분 상승을 이룬다는 전반적인 스토리 역시 '대장금'과 '이산'의 설정과 다르지 않았다. '동이'를 포함해 세 드라마 모두에서 여주인공은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남성 캐릭터의 도움을 받아 신분이 높아지는 성공을 이룬다.

캐릭터와 스토리의 반복은 시청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호평을 하는 쪽으로부터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된 이병훈 표 사극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관습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착한 주인공이 선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둔다는 스토리가 전작들을 보고 열광했던 이 PD의 팬들에게는 '편안한 재미'를 줬던 것이다.

실제로 이 PD는 전작에서는 없던 새로운 이야기로 천민들의 비밀 조직인 검계의 이야기를 등장시켰으나 검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설 때는 동이의 성공담이나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가 등장할 때보다 낮은 시청률을 거두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 지진희 건재 과시..한효주 2연타석 '히트' = '동이'는 숙종 역의 지진희에게는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결혼 못한 남자' 이후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지진희는 장난기 있는 임금이라는 숙종의 옷을 입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여유있고 온화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드러내며 인기를 모았다.

이는 '집 나온 남자들'이나 '평행이론' 등이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가운데 나온 성공이라서 특히 의미가 크다. '동이'는 지진희로서는 '대장금' 이후 다시 존재감을 각인시킨 사극 드라마가 됐다.

타이틀 롤인 동이 역의 한효주는 최고 시청률 52.4%를 기록한 '찬란한 유산'에 이어 이번 드라마로 2연타석 히트를 치며 톱스타 대열에 자리매김을 했다.

이 PD가 스스로 "지금까지 중 가장 밝은 여성 주인공"이라고 부르는 동이를 안정감 있게 연기하며 극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효주는 신용카드, 전자제품, 의류, 화장품,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의 CF에도 출연하며 CF 여왕으로도 주가를 높이고 있다.

장희빈과 인현왕후 역을 맡은 이소연과 박하선도 '동이'를 통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천사의 유혹' '내 인생의 황금기' 등에 출연했던 이소연은 장희빈을 매력있는 악역으로 만들어냈고 박하선은 처음으로 TV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역을 맡아 쉽지 않은 연기를 해냈다.

이밖에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광수 역시 감초 연기자로 자리 매김을 확실히 했지만 최철호는 드라마 도중 폭행 사건에 연루돼 중도하차하며 연기 생활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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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