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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하, 왕 역할 맡을 거라고는 꿈도 못꿔
2010-10-1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 조성하(44)가 '꽃선비'들의 경연장인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임금 정조 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4-25살인 주인공 4인방과 대비해 20살 연상이지만 그는 '성균관 스캔들' 폐인들로부터 매력적인 왕으로 평가받으며 드라마 진출 7년 만에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최근 만난 그는 "무엇보다 가족이 좋아하고 인터넷 댓글이 10만 건을 넘어선 드라마의 팬들이 좋아해 줘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고교 연극반을 시작으로 서울예대를 거쳐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2001년 영화계로 진출해 '야수' '싸움의 기술' '플라이 대디' 등의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나 주로 상업영화보다는 저예산 예술영화에 출연해 영화 마니아가 아니고는 그를 기억하기 힘들다.

"안 그래도 '영화제의 송강호'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영화제에 출품되는 영화에 주로 출연했고, 영화제에 많이 참가해서 '영화제용 배우냐?'는 소리도 들었죠.(웃음) 연기는 쉬지 않고 했지만 아무래도 인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TV 드라마는 그래도 좀 나았다. 2006년 '황진이'와 2008년 '대왕세종'에서의 연기가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어필한 것. '황진이'에서는 황진이의 음악적인 스승을, '대왕세종'에서는 세종의 스승을 연기하며 내공을 보여줬다.

특히 그는 깊이 있는 목소리로 사극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정조 역할 역시 그의 부드러운 저음 속에 깃든 '품격'이 왕으로서의 정조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사실 어렸을 때 성우 시험을 쳤었어요. 그런데 3차 시험 전날 술을 거나하게 먹었더니 떨어졌네요.(웃음)"

그는 "평생 왕 역할은 못 맡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왕 중에서도 훌륭한 왕인 정조를 맡아 기쁘다"며 "특히 그간 외모에는 별로 자신이 없었는데 관상학적으로 왕 역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소리도 들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정조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아픔이 큰 인물입니다. 그러면서도 추진력, 누구나 격의 없이 대하는 처세술, 부드러운 카리스마 등 정치인들이 실제로 갖춰야 할 많은 미덕을 갖고 있어요. 원작소설에서는 왕이 저보다 젊고 훤칠하고 쾌활한 것으로 그려지는데, 이 인물에 어찌 접근하나 고민하다가 모든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그에 맞춰 연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성균관 스캔들'의 중년 배우 중에서 막내라 선배님들께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칭찬도 좀 듣고 있습니다.(웃음)"

조성하는 '성균관 스캔들'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릴 듯하다. 지난 2일 방송을 시작한 MBC TV 50부작 주말극 '욕망의 불꽃'에서는 주인공 재벌가의 둘째 아들 영준 역을 맡아 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조민기 분)과 불꽃 튀는 두뇌싸움을 벌이게 된 그는 12월 개봉하는 기대작 '황해'에서는 살인자 태원 역을 맡아 김윤석, 하정우와 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쳤다. 둘 다 시청자와 관객의 관심이 쏠린 메인스트림의 작품인 데다, 비중도 높다.

"특히 '황해'가 기대됩니다. 며칠 전 마지막 촬영을 마쳤는데 극 중 비중이 넘버 2, 3 정도 됩니다. 1년간 구르고 뛰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었지만 워낙 좋은 배우, 감독이라 기분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주로 밑바닥 인생이나 악역 등 강한 역할을 해오다 정조로 신분이 급상승한 그는 "배우는 늘 변검처럼 쉬지 않고 변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작품 속 내 모습을 헷갈리면 그 역시 보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출세, 인지도 등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면 이제는 한번 욕심을 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무엇보다 인지도가 없으면 선택권도 없잖아요. 좋은 역할을 맡기 위해서라도 인지도를 올리고 싶습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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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