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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못본 숨은 명곡 '다시부르기'로 부활>
2010-10-14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빛을 못 봤던 가요계의 숨은 명곡들이 '다시 부르기'(리메이크)를 통해 새 생명을 얻고 있다.

디지털 음악환경 속에 노래의 수명이 짧아졌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발표 당시 히트하지 못하고 묻혔거나 시간이 흘러 잊힌 곡들이 역시 디지털 음악환경 덕에 리메이크돼 명곡의 수명이 늘어나는 셈이다.

윤종신과 신승훈의 노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엠넷 '슈퍼스타 K'에서 도전자 강승윤이 부른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는 13일 엠넷닷컴 인기차트 6위에 올랐다. 이 곡은 윤종신이 지난 5월 발표해 큰 반향 없이 묻힌 곡이었으나 강승윤이 방송에서 불러 5개월 만에 인기 반열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슈퍼스타 K'에서 강승윤이 불러 '본능적으로'를 알게 됐다"고 했다.

'본능적으로'의 경우 윤종신이 최근 발표한 노래이지만 신승훈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다.

다비치가 신승훈의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 수록곡으로 리메이크한 '두번 헤어지는 일'은 이날 엠넷닷컴 2위, 도시락 2위, 멜론 4위를 차지했다. 이 곡은 2004년 신승훈의 9집 수록곡으로 팬들에게는 알려졌으나 지금의 10-20대 팬들에게는 낯선 노래다.

인터넷에서는 '다비치의 새 노래가 나왔다'는 글이 오르자 '신승훈 씨가 부른 노래인데 원곡도 정말 좋으니 들어보라'는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신승훈 소속사인 도로시뮤직은 "당시 '두번 헤어지는 일'은 음반 타이틀곡이 아니어서 다비치가 부르면 신곡처럼 들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반응"이라며 "신승훈 씨도 6년 전 노래가 후배를 통해 새로이 주목받는다는 점에 흥미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메이크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가요계는 재조명된 이 두곡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유명 작곡가이자 성시경의 소속사 대표인 황세준 씨는 "대중이 디지털 음악 환경에서 숨어있는 명곡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며 "시청률이 높은 '슈퍼스타 K'와 젊은 세대에 인기인 다비치가 부르며 두곡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뒤늦게 히트한 것은 원곡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과거 신보를 사면 다음 음반이 나올 때까지 들었지만 지금은 1주일에도 수십곡이 쏟아져 1-2주만에 신곡(新曲)이 구곡(舊曲) 취급을 당한다"며 "사람들이 놓치는 명곡이 많아진 시대"라고 덧붙였다.

한동안 뜸했던 리메이크 바람도 다시 일고 있다. 가요계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힌 가수들이 과거 명곡을 재해석해 들려준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의 연장선이다.

김장훈은 다음 달 1일 요절 가수 김현식의 사망 20주기를 맞아 '레터 투(Letter to) 김현식'이라는 헌정 음반을 발표한다.

그는 직접 고른 김현식의 노래를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재탄생시켰다. 그는 자신이 가수로 데뷔하는데 음악적인 영향을 준 김현식이 잊히는 게 싫어 음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장혜진은 1990년대 사랑받은 곡을 담은 음반 '가려진 시간 사이로', 김종국은 1970-199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명곡을 담은 음반 '노래'를 최근 발표했다.

장혜진 역시 "1990년대 음악을 재조명해 신세대가 원곡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가려진 시간을 꺼내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메이크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그간 리메이크는 신인이 쉽게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 위해, 또는 검증된 곡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제작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묻힌 노래를 새로 알리려는 리메이크와 쉽게 성공하려는 의도의 리메이크를 이제 대중은 구분한다"고 지적한 뒤 "잘 만든 리메이크곡은 원곡의 재창조로 받아들여지며 숨은 노래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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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