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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맞춤슈트처럼 잘빠진 오락영화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김도훈 2010-10-20

<월 스트리트>(1987)의 주인공 고든 게코는 지난 22년 동안 전세계 증권가를 휩쓴 모토 두개를 창조했다. 하나는 “돈은 절대 잠들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탐욕은 좋은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절대로 잠들지 않는다던 돈은 깊은 숙면에 빠져들었고, 탐욕을 찬양하던 월 스트리트 거물들은 입을 닫았다. 다들 자본주의 시스템의 몰락을 이야기하는 와중에 전편에서 주식거래법 위반으로 교도소에 들어갔던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가 출감했다. 그의 손에 떨어진 것은 당시로서는 부유한 자들이나 겨우 만져볼 수 있던 벽돌 크기의 노키아 휴대폰뿐이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열쇠는 있다. 그는 22년 전 자신이 스위스 계좌에 딸 이름으로 빼돌린 재산을 인출하기 위해 딸 위니 게코(캐리 멀리건)와 딸의 연인인 신예 증권 트레이더 제이콥 무어(샤이어 라버프)에게 접근한다. 딸은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고, 아버지는 혈육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며, 딸의 연인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매혹당한다.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는 월 스트리트 자본가들의 맞춤슈트처럼 잘빠진 오락영화다. 올리버 스톤은 복잡한 경제용어로 관객의 머리를 어지럽히지 않으면서도 월 스트리트를 움직이는 자본의 법칙을 근사하게 설명할 줄 안다. 마이클 더글러스와 샤이어 라버프 사이의 발화점도 썩 괜찮다. 다만 우리가 올리버 스톤과 <월 스트리트>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냉혈한 칼날은 영 무딘 편이다. 돈과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남자의 개과천선 윤리극에 가까운 영화의 어조는 어째 스튜디오와 감독의 타협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22년 전의 고든과 똑 닮은 월 스트리트 악당 브레튼(조시 브롤린)이 제이콥과 교외에서 오토바이 경주를 하는 장면에서는 “자동차 경주와 액션을 넣어!”라는 스튜디오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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