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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3D 베드신 내세운 '나탈리'
2010-10-23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을 뒤에서 남성이 끌어안고 격정적으로 애무한다. 굴곡이 있는 여성의 몸은 관객의 눈앞에 있는 것 같이 도드라져 보인다.

'아바타'의 성공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든 장면을 3D 카메라로 촬영한 장편 영화 '나탈리'의 첫 장면이다.

할리우드에서 액션이나 판타지, 애니메이션 같은 장르가 3D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나탈리'는 3D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멜로 영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3D 카메라로 찍은 베드신을 실컷 보여주는 영화다. 음모까지 노출할 정도로 수위가 높으며 정사 장면은 6~7차례나 될 정도로 빈도가 잦다.

3D 안경을 끼고 보는 베드신은 확실히 이색적이다. 조각가 황준혁(이성재)과 제자 오미란(박현진)의 섹스신에서 오미란이 머리를 뒤로 젖힐 때 가슴이 두드러지는 장면 등 몇몇 장면은 일반 2D 영화보다 한 차원 높은 생생함을 보여준다.

통상 인물들이 가로로 누운 구도가 많지만 '나탈리'는 입체감을 살리려고 배우들을 침대에서 마주 보게 앉혀놓고 찍은 화면이 많다.

베드신을 계속 이어 붙이면 관객의 눈이 익숙해져 3D 효과가 떨어질 것을 의식했는지 베드신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잊을 만 하면 나온다.

베드신 외에 오미란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3D 영화 특유의 깊이 있는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3D 영화를 만든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처음 시도하다 보니 기술적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다양한 화면을 보여주지는 못한 점은 아쉽다.

베드신에서는 인물들의 표정을 가까이서 잡은 화면이 없어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며 베드신 사이에 계속 나오는 황준혁과 미술평론가 장민우(김지훈)의 대화 장면도 앵글이 단조롭다.

더 큰 문제는 볼거리를 위한 영화에 그쳤다는 점이다.

황준혁이 자신의 조각상 '나탈리'의 모델이 된 여인 오미란을 회고하다 결국 자신의 잘못을 후회한다는 이야기는 진부하며 결말도 느닷없다.

현실감 없는 대사는 실소를 자아내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억지스러운 연기는 몰입을 방해한다.

3D 베드신을 보려고 일반 영화보다 1.5배 정도인 관람료를 감수할 관객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영화 '동승'의 주경중 감독이 이달 말 촬영에 들어가는 대작 3D 영화 '현의 노래'를 찍기 전에 경험을 쌓기 위해 만든 습작용 작품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28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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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