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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호 '영진위' 14개월만에 막내려>(종합)
2010-11-08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8일 해임된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잦은 구설에 오르면서 영화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시네마테크,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사업자 선정 사업 등 영진위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러 영화단체와 잡음을 빚은 데 이어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 외압이라는 암초까지 만나면서 결국 1년 2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잡음 잇따라 = 작년 9월 강한섭 전임 위원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영진위원장이 된 조희문 위원장은 올 초부터 각종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과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자 사업자 선정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한다협)는 1차 심사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은 뒤 재심사 때 유사한 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의혹을, 영상미디어센터 운영자로 선정된 시민영상문화기구는 1차 공모에서 최하위로 탈락한 문화미래포럼의 사업계획서에 중기계획안 4쪽만을 추가해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의혹을 샀다.

여기에 사업자 선정과정에 조 위원장과 그가 설립발기인으로 있던 문화미래포럼 회원들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조 위원장은 영화 단체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심사과정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자 독립영화 감독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영진위가 선정한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하지 않겠다고 했고 공모에 탈락한 단체들은 선정과정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고전ㆍ예술 영화를 고정적으로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사업 공모제 추진, 한국영화아카데미 위상 격하 등으로 일부 영화인의 반발을 샀다.

◇발목 잡은 독립영화제작지원 외압 = 독립영화제작 지원사업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그의 해임에 직격탄이 됐다.

조 위원장은 지난 5월 독립영화제작 지원 사업 1차 심사 때 '내부 조율' 등 표현을 써서 '꽃 파는 처녀' 등 특정 작품을 거론하며 심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샀다.

실제로 문화부는 지난달 중순 조 위원장에게 보낸 청문회 참석 통지문에서 "심사에 개입함으로써 국회와 영화 관련 단체가 사퇴를 요구하는 등 영화계의 갈등을 조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불성실한 국정감사 준비와 부적절하게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에서 조 위원장은 지난 6월 임시국회 때와 똑같은 인사말 자료를 배포했다가 퇴장당했다.

"업무관련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법인카드의 주말 및 공휴일 사용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조 위원장은 1년간 주말에만 118차례에 걸쳐서 영진위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정창선 민주당 의원의 주장도 도덕성에 흠집을 냈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의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조 위원장이 이사의 충실의무 등을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5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 5일 조 위원장을 상대로 청문을 실시했지만 추가로 고려하거나 반영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어 관련 절차를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화부의 이 같은 입장에 조 위원장은 이날 "개인적으로 책임질 만한 일이나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고, 설령 문제가 있었다 해도 진퇴를 걸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부에서 진행한 해임절차는 결과를 이미 정해놓고, 과정을 대입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그래서 소명을 해도 일의 경중을 가리지는 못했다고 판단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소송을 포함해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차기 위원장은 = 현재로서는 새로운 위원장을 선임하기보다는 대행체제로 갈 공산이 크다.

새 위원장은 조희문 위원장의 잔여임기까지만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조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5월27일까지다. 선임 절차까지 고려하면 채 반년이 되지 않는 기간만 위원장직을 수행한다는 얘기다. 원래 영진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게다가 이번 4기 영진위에서 보수적 성향의 강한섭 위원장에 이어 조희문 위원장마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점도 악재다. 임기 3년간 3명의 위원장을 선임한 전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기때(1999-2002)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김의석 부 위원장이 당분간 직무대행으로서 영진위를 임시로 이끄는 가운데 내년 5월에 새로운 위원장이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부는 일단 빠른 시일 내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문화부는 영진위원장을 임명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문화부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진행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추천위원회에서 모든 걸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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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