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백진희 "연기는 행복..다양한 역 도전하고파">
2010-11-17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소소한 어려움은 이겨내야죠. 지금 연기하는 게 너무 행복해요. 경험을 쌓으면서 다양한 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영화 '페스티발'에 출연한 배우 백진희의 말이다.

18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백진희를 만났다.

백진희는 '페스티발'에서 변태 어묵장수를 사랑하는 여고생 자혜 역을 맡았다. 고교생이면서 성인 용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사랑을 고백하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어묵장수 상두로 출연한 류승범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의 흐름상 자혜가 상두보다 더 힘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류 선배님이 연기를 잘하잖아요. 류 선배님의 에너지에 주눅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잘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는 성적소수자의 이야기다. 이해영 감독은 여자 속옷을 입어보고 나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국어 선생님, 섹스인형을 여자친구 삼아 살아가는 어묵장수, 남편과 사별하고 나서 마침내 가학적인 성적 취향을 깨닫는 한복 집 여주인 등이 엮어가는 에피소드를 코믹한 상황으로 포장했다.

"고삐리 하여튼 되게 겉돌아"라는 상두의 대사처럼 자혜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반항심 많은 10대 소녀다.

"굉장히 독특한 인물이죠. 찾아보기 어려운 여고생입니다. 그래서 매력적이었죠. 하는 짓이 특이하지만, 자신이 벌인 일에 책임도 질 줄 아는 인물이죠. 시나리오를 보고 꼭 하고 싶었어요."

그녀가 연기한 영화 '반두비'의 민서도, '페스티발'의 자혜도 모두 반항심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실제 성격도 그럴까.

"저 낯가려요. (웃음)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반항아 같은 친구들이 한 반에 한두 명은 있잖아요. 그런 친구들을 봤던 경험이 제 연기에 투영돼 있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CF 모델로 데뷔한 백진희는 영화 두 편에 단역으로 출연한 뒤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에서 주연자리를 꿰찼다. '반두비'는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마련해 줬다.

이 영화로 호평을 받은 백진희는 올해에만 '어쿠스틱' '호야' '페스티발'까지 3편의 영화를 연달아 찍었다. 모두 주연급이다.

백진희는 "'반두비'는 나에게 엄마, 아빠 같은 존재"라며 "배우로서 싹을 틔우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반두비' 이후 고교생 역할이 자주 들어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고교생이다. 여고생처럼 앳된 외모지만 실제로는 08학번, 연기를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나이 든 역할보다는 나아요. 제가 그 시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연기하기 좀 더 편한 구석은 있죠. 좋은 경험과 테크닉을 쌓다 보면 성인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겠죠."

백진희는 꼼꼼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특히나 연기를 할 때는 자신의 연기를 하나하나 점검한다고 한다. 영화의 전체적 흐름에서 자신이 연기한 인물의 감정상태가 맞는지 그른지 감독에게 끊임없이 물어본다.

"디테일을 신경 쓰다보면 큰 걸 놓칠 수가 있어요.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고 가야 하지만 지금은 숲을 보는데 만족하고 있어요. 나무만 보다 보면 캐릭터의 큰 틀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직은 스스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감독님 말씀을 주로 따르는 편입니다."

백진희는 지금까지 주로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다. 수십억대의 제작비가 든 상업영화는 '페스티발'이 처음이다. '페스티발'도 성적 소수자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소재로는 완벽한 상업영화라고 보기도 어렵다.

"인지도를 쌓고 싶지만 무엇보다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배우가 된 다음에 스타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랑을 받게 되면 불안에 떨 것 같아요. 좋은 작품 만나면서 길게 가고 싶습니다."

buff27@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