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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택하 "비장한 최후로 유종의 미">
2010-11-24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처음에는 '성모 운전사'라고 부르시더니 중반부터는 절 보면 '찬성이다!'라고 부르세요. 기분 좋죠."

비록 극중 배역의 이름일지라도 사람들이 불러준다는 것은 배우에게 기분 좋고 보람된 일이다.

올해 황택하(38)도 같은 경험을 했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지는 못했지만 지난 7개월간 '찬성'이라는 이름으로 시청자에게 얼굴을 각인시켰고 사랑받은 것이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SBS TV '자이언트'에서 성모(박상민 분)의 우직하고 충성스런 부하 '찬성'이 23일 비장한 최후를 맞으며 극에서 퇴장했다.

중앙정보부 요원이자, 성모의 부하인 찬성은 성모와 나란히 악인인 조필연(정보석)에게 형과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안고 복수에 나선 인물이다. 그런데 가혹한 운명은 찬성이 형에 이어 또다시 조필연의 손에 죽게 만들며 극중 인물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도 분노하게 만들었다.

최근 경기 고양 SBS 탄현 스튜디오에서 만난 황택하는 "조연배우가 이름 석자를 알릴 기회가 많지 않은데, '자이언트'를 통해 비록 극중 이름으로나마 저를 알리게 돼 무척 기쁘다"며 "마지막까지 비장한 최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말했다.

'자이언트'에서는 막다른 위급한 상황이면 성모가 어김없이 '찬성아!'를 외쳤다. 그러면 우직한 부하 찬성이 눈치 100단, 순발력 200단의 실력을 발휘해 성모를 위기로부터 구해냈다. 하지만 조필연이라고 눈치가 없는 것이 아니어서 그는 결국 종영을 4회 앞두고 조필연의 손에 제거되고 말았다.

"우직한 보좌관의 모습이 실제의 제 모습과 많이 비슷해요. 제가 원래 누군가를 옆에서 묵묵히 챙겨주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과묵한 중앙정보부 요원 역할도 마음에 들었어요. 다소 딱딱하긴 했지만 제가 연기하는 데는 참 편했어요."

찬성은 무엇보다 실제 1970-1980년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외양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평소에는 앞머리를 내리는 황택하는 찬성 역을 맡아 9대 1의 가르마, 넓은 앞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헤어스타일로 시대극 '자이언트'의 시간을 충실하게 몸으로 재현했다. 또 그의 날카로우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이목구비 역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어렸을 때는 다 자기가 잘생겼다고 생각하잖아요. 크면서 '아닌가 보다' 했지만, '자이언트'의 찬성이 역을 맡으면서 '너무 잘 어울린다' '북한에서 넘어온 것 같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웃어야할지….(웃음) 평소에 절대로 앞머리를 뒤로 넘기지 않아서 이번에 분장팀하고 처음에 싸웠어요. 그런데 뭐 제가 힘이 있나요. 결국 앞머리를 뒤로 넘겼더니 반응이 너무 좋네요."

중앙대 연극학과 출신인 그는 김상경, 김석훈과 학창시절 3총사였다.

"석훈이와는 자취생활을 같이했고, 상경이와는 함께 기숙사에서 지내며 연극활동을 같이했어요. 당시 먼저 잘되는 사람이 다른 두 사람을 도와주자고 약속했는데 저 빼고 둘이 먼저 성공해서 혼자 외로운 시간이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길잖아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경의선' '조용한 세상' '내 남자의 로맨스'와 드라마 '대조영' 등에 출연한 그는 "'자이언트'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끝나고 나면 당분간 많이 허할 것 같다"며 "다음엔 좀 코믹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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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