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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렛'으로 분위기 쇄신하고 싶었죠"
2010-12-06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오기가미 나오코(38) 감독은 평범하고 조용한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영화로 명성을 얻은 일본의 여성감독이다.

2001년 '요시노 이발관'으로 데뷔한 그는 '안경' '카모메 식당' '사랑은 575' 등을 만들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특히 낯선 핀란드에서 새 삶을 살아가는 일본 여성의 잔잔한 일상을 조명한 '카모메 식당'은 국내 일본 영화팬들에게는 '꼭 봐야 할 영화'로 알려졌다.

오기가미 감독이 5번째 장편영화 '토일렛'을 들고 지난 3일 내한했다.

그는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토일렛'은 새로운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든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의 영화는 잔잔하다. 별다른 음악과 사건이 없고, 인물들의 감정도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슬로우 라이프 무비"(Slow Life Movie)다. 매번 비슷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번에는 변신을 시도했다.

"록 음악과 펑키한 느낌이 나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전작들과 비슷한 측면도 있지만 '토일렛'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가족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치유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레이(알렉스 하우스)는 자췻집에 화재가 발생해 본가로 들어간다. 동생 모리(데이비드 렌달)는 은둔형 외톨이로 집에만 있고, 리사(타티아나 마스라니)는 자기주장만 뚜렷하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레이는 이들과 자주 부딪히는 탓에 머리만 아프다.

'토일렛'은 손자ㆍ손녀와 외할머니의 만남과 소통을 그렸다. 언뜻 보면 전형적인 가족이야기다. 하지만, 오기가미 감독은 "가족을 의도적으로 그리려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보다는 가족구성원들이 보여주는 개성에 더 큰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가족을 그리기보다는 인간을 그리고 싶었어요.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영화의 광고 홍보문구가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내용이었어요. 우리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지만 언제까지나 한울타리 안에서 살지는 않잖아요. 리사가 나중에 핀란드로 갈 수도 있죠. 레이, 모리, 리사 모두 뿔뿔이 흩어질 수도 있고요."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작년 9월 중순부터 보름간 촬영했다. 후반작업은 캐나다에서 했다. 미국 유학시절에 겪었던 외로움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외로움과 고독은 자신을 강하게 해줬다며 웃었다.

그의 영화에는 음식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카모메 식당'에서는 주먹밥이, 이번 영화에서는 '만두'가 나온다.

"음식을 그리려고 한 게 아니라 사람을 그리려다 보니 밥 먹는 장면을 자연스레 넣게 됐어요. 인간은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레이가 만두를 먹고, 온 가족이 만두를 빚는 장면은 반드시 필요했어요. 멀어진 가족 구성원 간의 거리를 좁히는데 음식을 함께 먹고, 함께 만드는 것만큼 좋은 소재도 없으니까요."

올해 '모리오'라는 첫 소설을 내기도 한 오기가미 감독은 차기작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한국영화에 대해 물으니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봉준호 감독의 '플란더스의 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는 송강호ㆍ배두나를 꼽았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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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