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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거장 음악인들의 사랑법..'클라라'
2010-12-05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세기 독일에서는 천재적인 작곡가들이 쏟아졌다. 베토벤의 음악적 자양분을 이어받은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클라라'는 이들 가운데 슈만과 브람스의 이야기다. 음악이야기이면서 궁극적으로는 연애담이다. 영화는 19세기에도 유명했고, 지금도 음악팬 사이에 회자하는 슈만-클라라-브람스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클라라(마르티나 게덱)는 작곡가 슈만(파스칼 그레고리)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다.

이들은 함부르크 지역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곡가 브람스(말릭 지디)를 음악회에서 만난다. 그리고 클라라는 자신에게 저돌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에, 슈만은 브람스의 천재적인 작곡 능력에 호감을 느낀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브람스를 자기 집에 머물게 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셋이 한집안에 살면서 이들의 관계는 조금씩 불편해진다. 브람스와 클라라 사이에 감도는 사랑의 기운을 슈만이 눈치채면서다.

영화 '클라라'에는 크게 두 줄기의 서사가 흐른다. 떠오르는 악상 때문에 점점 미쳐가는 슈만의 이야기, 그리고 슈만과 클라라, 클라라와 브람스의 사랑이야기다.

슈만은 가장 낭만적인 곡을 쓴 작곡가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 곡들은 극한의 정신병과 싸워가면서 수확한 결과물이다. 영화는 그 같은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정신병과 질투, 자기 연민에 빠져 점점 몰락해 가는 슈만을 연기한 그레고리의 연기력이 상당하다.

브람스는 이미지가 조금 독특하다. 익히 알려진 묵직함과 과묵함 대신 다소 경박하다. 마치 서커스 단원처럼 재주넘기도 자주한다. "당신의 노예가 되고 싶어요"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라고 말하는 브람스에게서 삶의 무게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클라라를 연기한 마르티나 게덱은 독일 영화 '타인의 삶'으로 국내 팬들에게는 주연 세 명 중 가장 낯익은 배우다. 두 남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클라라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렸다.

클라라가 어릴 적에 작곡한 '로망스'를 슈만과 브람스가 함께 연주하는 장면은 클래식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하다. "나는 실패했어, 그래도 나를 사랑해"라는 슈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클라라의 모습도 감동을 준다. '길게 찍기' 방식으로 브람스의 표정변화를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독특하다.

70대가 넘은 독일의 저명한 여성 영화감독 헬마 샌더스 브람스가 메가폰을 들었다. 상영시간은 104분.

16일 개봉.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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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