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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서 입김이?'..드라마도 한파로 골치>
2011-01-13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드라마 보면 배우들 불쌍해 죽겠어요. 실내에서 무슨 입김이 그리 나오는지…난방을 안하시나 봐요."

지난 12일 오전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의 글이다.

올겨울 매서운 한파가 브라운관까지 들이닥쳤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는 한파 여파로 배우들이 실내에서조차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대사하는 장면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KBS 2TV '드림하이'와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이다.

'드림하이'는 일산에 드라마의 배경인 기린예고 세트장을 지었다. 세트장은 1천㎡ 규모에 교무실, 무용연습실, 공연장 등 그럴듯한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난방 설비는 없다.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한파가 계속되면서 촬영장은 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히터를 틀어놓긴 하지만 소음 때문에 본 촬영에 들어가면 꺼야 한다. 방송 장면에서 유난히 입김이 자주 목격되는 이유다.

학교 세트장에서 촬영된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하얀 입김이 포착된다. 심지어 지난 4일 방송된 2부에서는 원룸에서 잠을 자다 깬 양진만(박진영)이 대사를 하자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고충도 크다. 이들은 매번 추위와 싸우며 촬영을 진행 중이다. 얇은 교복만 입고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배우들은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두터운 점퍼와 담요로 몸을 보호한다.

'드림하이' 제작사 관계자는 13일 "워낙 추운 날씨라 짧은 시간동안 기온이 내려가면서 입김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실제로 보이는 것만큼 춥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의 지적을 감안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드라마 '시크릿가든'도 추위와 대결에서는 무력하다.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눈길을 끄는 극중 주원과 오스카의 집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지어진 세트로 난방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세트 자체가 얇은 통유리에 내부 공간이 넓게 설계돼 추위에 취약하다.

한파 때문에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실내 촬영장에서까지 하얗게 피어오르는 입김은 현실감을 떨어뜨려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

지난달 12일 방송에서 자택에 있던 주원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방송되자 인터넷에는 '재벌 주원의 집에 입김이 왠말인가' '백화점 사업할 돈은 있고 난방비는 없나보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SBS 관계자는 "세트장을 짓자마자 10월말 촬영에 들어가서 난방 시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최근에 눈이 많이 온 후 더 추워져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야외 장면에서도 입김이 지나치면 극중 분위기를 흐트러뜨리기도 한다.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은 지난 10일 방송된 구용식(박시후)의 고백 장면에서 박시후의 입김이 상대역 김남주의 얼굴을 거의 덮는 바람에 극중 상황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배우들 입장에서도 한겨울 촬영은 고역이다. 기온이 떨어져 입이 얼어붙어 발음이 새고 표정도 굳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입김을 막으려 입에 얼음을 물었다 뱉는 방법도 있지만 발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피한다"며 "추위 때문에 체력 소모도 커서 배우들이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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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