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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동해, 너무나 멋진 청년">
2011-01-3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요즘 안방극장 최고 인기 드라마는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다.

시청률 35%를 넘나들고 있는 이 드라마는 '막장 드라마'라는 논란 속에서도 주부 시청자들의 충성스런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 주인공인 청년 동해에 대한 아줌마들의 지지도 두텁다.

지창욱(24). 동해를 연기하는 탤런트의 이름이다. 세상에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리기도 전에 일일극 주인공에 덜컥 발탁된 이 행운아는 작년 10월부터 4개월째 동해로 살면서 연기 안팎으로 인생 최고의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웃어라 동해야'의 여의도 KBS 별관 세트장에서 만난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동해를 이해할 수 있을까' '분명히 나와는 다른 사람인데 내가 얼마만큼 동해를 이해하며 연기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웠다. 표정도 편안하지 못했다. 출발부터 지금까지 조금의 여유도 없이 촬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이 첫 주인공을, 그것도 6개월 이상 가는 연속극의 주인공을 맡았으니 부담이 큰 데다 대선배들 밑에서 숨을 쉬는 것도 어려운데 일일극답지 않게 이 드라마가 일찌감치 '생방송' 체제에 돌입하면서 대본을 숙지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첫 촬영을 불과 열흘 앞두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어요. 동해가 미국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출신이라 바로 쇼트트랙을 배웠죠. 1년이 지나야 기본기를 익힌다는데 전 일주일 만에 속성으로 쇼트트랙을 익히고 촬영을 했습니다.(웃음) 타이틀 롤을 맡았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이 작품에 해가 되면 어떡하나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컸습니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배우들과 친해지는 데도 시간이 걸렸고, 요즘은 대본이 나오는대로 대사를 외우기 바빠 정신이 없네요."

동해는 복잡한 캐릭터다. 미국으로 입양된 정신지체 엄마 밑에서 태어나 아버지도 모른 채 양외조부모 밑에서 자라났다. 미국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됐지만 배신한 애인을 찾아 한국으로 왔다가 모든 것을 잃은 뒤 타고난 미각을 살려 요리사로 거듭나는 인물이다.

"동해는 상처가 많은 아이입니다. 부모로 인한 콤플렉스가 크죠. 하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고 밝게 자라난 너무나도 멋진 청년입니다. 사실 동해를 연기하며 순간순간 답답하기도 해요. '얘는 왜 이렇게 당하기만 하고 살까' '얘는 왜 이렇게 착할까' 받아들이기 힘든 때도 있어요. 그래서 늘 동해를 이해하는 게 숙제이지만 그런 동해의 밝은 모습을 시청자가 사랑해주시는 거잖아요. 요즘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절 실제로 동해로 봐주시는데 정말 기분 좋아요."

지창욱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KBS 2TV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주인공 집의 막내아들 미풍을 연기하면서부터다.

아직은 소년티를 벗지 못한 마음 여리고 유약한 재수생 미풍이 1년 후 '웃어라 동해야'를 통해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한 셈.

"미풍이가 여전히 엄마의 보호 속에 있는 아기였다면 동해는 엄마를 보호하는 강하고 굳센 청년이죠. 미풍이나 동해나 둘 다 선량한 캐릭터지만 동해는 정신연령이 9살에 머문 엄마의 보호자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지창욱은 연기자를 꿈꾼 순간부터 '운'이 따랐다.

"딱히 꿈이 없었어요. 그런데 고3 때 진로를 고민하면서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졌어요. 공부를 못했던 편도 아니었지만 흥미를 못 느끼고 능률도 떨어지던 차였어요. 당시 이과였는데 연기자가 안 됐으면 아마 대학에서 건축이나 토목 쪽 전공을 택했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을 하면 스트레스 안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고 그게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때부터 연영과를 준비했는데 정말 운 좋게 붙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활(단국대 공연영화학과)과 연기는 그가 생각한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 방황을 많이 했어요. 제가 꿈꿔왔던 학교생활이 아니었거든요. 수업에는 안 들어가고 대신 영화하는 선배들만 쫓아다니면서 단편영화에 출연시켜달라고 졸랐어요. 덕분에 단편 영화에는 제가 많이 출연했어요.(웃음) 그런데 연기 역시 막상 해보니 결코 호락호락한 게 아니었습니다. 재미 때문에 시작했지만 재미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는 특히 지난해 초 뮤지컬 '쓰릴 미'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제 한계를 봤습니다. '이것밖에 못하나' 싶었죠. 하지만 그래서 좋았어요. 한계를 봤으니 이제 극복하면 되잖아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줄 알고 연기를 시작했지만 연기는 매순간 제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웃어라 동해야'는 오는 4월 말께 끝날 예정이다. 한 남자가 두 여자 사이에서 각기 아들 하나씩 뒀고, 그 두 아들이 또다시 한 여자와 엮였으니 꼬일대로 꼬였다.

"막장이라…시선을 끌려면 조금 자극적인 요소가 있어야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꼬인 것을 조금씩 풀다보면 인물들 각자의 위치가 잡히지 않을까요. 저마다 자기 것을 찾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는 건데 그 갈등이 끝나고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인정을 받으면 문제는 해결될 것 같아요."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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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