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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지만 따뜻해서 관객 움직인 것 같아"
2011-01-30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계속되는 매서운 한파에 얼어붙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면서 꾸준하게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가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긴 데 이어 30일 오전 누적관객 300만명 고지에 올랐다.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적은 없지만 1개월 넘게 2~3위를 오르내리면서 나홍진 감독의 '황해'나 심형래 연출ㆍ주연 '라스트 갓파더' 등 큰 기대를 모았던 경쟁작을 따돌리고 지난해 연말 개봉한 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사람들이 쿨한 척하고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은 것처럼 살고 있지만, 여전히 따뜻함에 대한 기대가 있지 않았을까요? 제 영화는 투박하지만 따뜻해서 관객을 움직인 게 아닐까 해요."

'헬로우 고스트'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김영탁 감독은 최근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신의 영화가 큰 사랑을 받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헬로우 고스트'의 가장 큰 매력은 마지막에 나오는 반전의 힘이 강력한 울림을 준다는 점이다.

개봉 후 관객 틈에서 영화를 봤다는 김 감독은 "관객의 60퍼센트는 같이 웃고 울고 하는 것 같고 30퍼센트는 앞부분은 지루하게 보지만, 뒤의 반전 때문에 용서하는 것 같다. 나머지는 재미없어한다"면서 "다 보고나서 이야기가 맞춰지니 재미있어하시고 놀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혼자 외롭게 사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의지하고 마음을 나누며 어울려 사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떠올렸고 시나리오를 쓰면서 중간 부분을 상승 구조가 아닌 병렬 구조로 하고 싶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로 오래 일하던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그는 첫 연출작으로 '헬로우 고스트'와 스릴러물을 놓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신인 감독이 스릴러 영화로 스타들을 캐스팅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웠지만, 첫 단추를 끼우는 건데 자신과 가까운 영화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니 '헬로우 고스트'라는 답이 나왔다고 했다.

김영탁 감독은 고등학생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대학 시절에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상금이 걸린 시나리오 공모전에 관심을 두게 됐고 시나리오를 써서 단편영화를 찍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를 느껴 감독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좋은 시나리오를 쓰면 감독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대학 3학년 때는 무려 6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써서 공모전에 냈고 이듬해인 2003년에는 그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전 추천작이 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바보'와 '간 큰 가족' 등의 각본ㆍ각색을 맡았고 많은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김 감독은 요즘 차기작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스릴러 요소가 있는 드라마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헬로우 고스트' 때문에 행복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영화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거기에 어떤 색깔이 들어가는지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유머와 로맨스가 많은 영화였다면 다음 건 스릴러적 긴장감이 많을 수도 있고 로맨스가 많을 수도 있어요. 전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에요. 공포는 못 하지만 SF도 좋아하죠."

무엇이 됐든 두번째 영화는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쓸 생각을 굳혔다. "아직 저에게는 감독보다는 작가적 재주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다음 영화까지는 글을 쓰고 '헬로우 고스트'하면서 배운 연출에 대한 고민을 잘 녹여내야 하지 않을까요?"

김 감독에게는 올해 큰 경사가 두 가지 겹쳤다. 어렵게 기회를 잡아 연출한 첫 영화가 성공을 거둔 데 이어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는 환경운동단체 녹색연합의 활동가인 2살 연상의 김미영 씨와 오는 5월 22일 프레스센터에서 화촉을 밝히고 사직동에 신혼 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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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