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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퀸 같은 연기해봤으면">(종합)
2011-02-05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극장에 딱 앉으면 끝까지 보고 웃고 울다 일어나지, 보다가 중간에 나가는 일은 없을 거란 자신이 있어요. 젊은 스타가 없어서 관객이 없을 거란 건 기우라고 생각해요."

노년의 사랑을 가슴 절절하게 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17일 개봉)에 출연한 배우 송재호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재호는 영화에서 치매에 걸린 아내를 극진히 돌보는 장군봉 역을 맡아 아내로 출연한 김수미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관객에게 영화를 볼 때 웃음이 나오면 한없이 웃고 눈물이 나오면 한없이 울며 스트레스를 다 풀고 나가라고 하고 싶다"면서 "정말 진솔한 얘기다. (관객이)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이 저런 거구나, 저렇게 사랑해야 되겠다 하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제작자나 감독이 나타난 게 대견스럽다. 그들의 용기를 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군봉 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한다. 우유 배달을 하는 김만석(이순재)과 파지를 주워 힘들게 살아가는 송이뿐(윤소정)의 애틋한 사랑은 영화의 다른 축이다.

송재호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두 번 울었다고 털어놨다.

"한 번은 수미씨에게 약을 먹이고 끌어안고 울 때, 그리고 마지막에 애들을 모았다가 딸을 내보내면서 저금통장을 쥐여줄 때 눈물이 찡하더라고요."

이 영화는 큰 인기를 끈 강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송재호는 "만화를 보고 배역이 남다르지 않게 확 와서 붙었다"면서 "대본 리딩 때 김수미가 옆에 앉아 첫마디를 할 때 '아, 이 여자가 바로 내가 맡은 군봉이의 마누라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애초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로 예정돼 최불암 등과 함께 출연할 뻔했지만 외주제작사 문제로 무산됐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함께 연기한 이순재와는 1980년대 인기 드라마 '보통사람들' 이후 작품을 같이하기는 처음이며 김수미, 윤소정과는 작품을 함께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같은 작품을 안 했어도 그들이 사는 모습을 다 안다"면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서 현장에서 수월하게 했다. 하나 하면 둘, 둘 하면 셋 하는 식으로 편안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1939년생 또는 1942년생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실제는 1937년생이라고 말했다.

부산 KBS에서 성우로 일하다 1964년 충무로를 찾아 영화 '학사주점'으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합치면 200편이 넘을 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표작으로는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1981), 드라마로는 1980년대에 높은 인기를 누린 '보통사람들'과 '열풍', 그리고 근래에는 김수현 각본의 '부모님 전상서'가 있다.

지금은 인자한 아버지 역을 주로 맡지만 젊었을 때는 제임스 딘 같이 반항아 역도 제법 했고 전쟁영화도 많이 했다.

브라운관에서는 꾸준하게 활동했지만, 언젠가부터 영화는 뜸했다. 그는 조연이나 단역배우들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하지 않는 영화 현장이 너무 싫었다고 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살인의 추억' '화려한 휴가' '해운대' 등 많은 영화를 찍었다.

"한동안 영화를 떠났죠. 그러다 2000년에 '무사'를 하면서 이 정도면 우리나라도 배우가 영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구나 했죠."

요즘의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실에 대해 묻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도망자'의 출연료를 아직 못 받았다면서 영세한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주먹구구식 운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우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제작비가 10억원에 불과한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는 적은 출연료만 받고 영화가 흥행하면 수익을 나눠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재호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쉼표'를 찍는 영화라고 했다. 더 좋은 작품을 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죽기 전에 안소니 퀸이 나온 '노인과 바다' 같은 영화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노인과 바다'는 스펜서 트레이시가 나온 거하고 안소니 퀸이 나온 게 있어요. 스펜서 트레이시가 나온 건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안소니 퀸은 보면서 빨려가더라고요. 제가 저 역을 했다고 생각하고 앤소니 퀸을 저로 바꿔서 생각하니 몸살이 나대요. 제 목표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그만두는 겁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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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