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유다인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되는 게 먼저">
2011-02-06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몇 년 전 "선배 나 열나는 것 같애~"라는 캔커피 광고로 눈길을 끌었던 배우.

CF에는 많이 나왔지만 정작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주로 조ㆍ단역밖에 맡지 못했던 배우 유다인이 영화 '혜화, 동'(민용근 감독)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영화계에 화제를 모으며 장래성 있는 배우로 떠오르고 있다.

유다인은 오는 17일 개봉할 '혜화, 동'에서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 변화까지 섬세하게 살린 연기로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지난해 말 열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연기한 혜화는 아직 23살이지만 5년 전 아이를 낳자마자 잃고 남자친구 한수에게도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사는 인물이다.

유다인은 최근 연합뉴스와 만나 "혜화의 모성애가 좋았다. 대사가 얼마 안 되지만 혜화의 마음이 느껴졌다"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내가 혜화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말이 없는 혜화의 모습이 실제의 자신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혜화에 대해 "23살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사람"이라면서 "버려진 것을 보살피고 보듬고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한수마저도 포용할 줄 아는 큰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연기를 잘했다고 하자 정작 자신은 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표현이 과해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되는데 전 모자란 쪽이었던 것 같다"면서 "감정을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왜 이렇게 못 하나 싶어 촬영 중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관객들에게 혜화의 마음이 잘 전해진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감정을 잘 못 잡았던 신이 있는데 감독님이 잘 감춰주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떻게 몸을 써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는 몸이 도구잖아요. 클로즈업이 많다 보니 손동작 하나하나나 눈동자 흔들림으로도 감정이 전달되더라고요. 그런 걸 많이 배웠어요. 뒷모습을 봐도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혜화가 한수를 보듬는 마지막 장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혜화는 상처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사람이고 한수는 혜화보다 여리고 약한 사람 같아요. 같은 상처라도 더 크게 받는 사람이죠. 혜화가 그런 한수를 잘 아니까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는 이 영화가 "쓸쓸하고 시리지만 그러면서도 따뜻한 얘기"라면서 "다 보고 나면 누군가에게 위로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편의 상업영화에 조연이나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독립영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한겨울에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을 찍느라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추웠지만 눈물 날만큼 큰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혜화는 상처를 안고 묵묵하게 살아간다. 상처를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견디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로 예를 들면 힘든 상황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나한테 너무 큰일이었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런 상처, 그런 시기가 있어서 내가 연기하는데 깊이가 있어지고 다른 사람의 아픔과 상처도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된 것 같아요."

2009년 아침 드라마 '청춘예찬'의 주연을 맡았다가 조기종영된 일은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 건가? 저는 너무 하고 싶긴 한데….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외모가 확 눈에 띄는 것 같지도 않았죠."

그는 '혜화, 동'을 하기까지 1년을 쉬었다면서 "그 힘든 시간이 없었으면 혜화를 잘 표현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005년 데뷔했지만 평범한 외모 때문인지 출연작이 많지 않았다는 그는 지금은 자신의 외모가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제가 확실하게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고 해요. 청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형처럼 예쁜 것도, 섹시한 스타일도 아니고…. 평범한 외모라는데 지금은 그게 장점인 것 같아요. 뚜렷한 색깔이 없어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외모라고 볼 수 있겠죠."

'혜화, 동' 출연을 계기로 캐스팅 제안이 부쩍 늘었다. 하정우, 박희순, 장혁이 출연하는 법정 영화 '의뢰인'에서 비중이 큰 역을 맡아 촬영중이다. 유다인은 이 영화에서 의문 투성이의 죽음을 당해 사건의 중심에 선 여인을 연기한다.

그는 '혜화, 동'에서 여린 캐릭터를 했으니 다음엔 밝은 캐릭터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도 혜화처럼 상처가 있는 인물에게 끌린다고 말했다.

유다인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어떤 배우가 될지 모르겠다면서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kimyg@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