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Entertainment > 연예 > 연예뉴스
<상종가 '싸인' vs 힘 빠지는 '마프'>
2011-02-15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SBS의 '싸인'과 MBC의 '마이 프린세스'가 상반된 결과를 얻고 있다.

치밀한 줄거리로 호평을 받은 '싸인'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반면, '마이 프린세스'는 김태희의 연기 변신에도 불구하고 엉성한 전개로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는 처음에는 박신양 vs. 송승헌, 김아중 vs. 김태희 등 톱스타인 주연배우들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으나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드라마의 만듦새에서 승부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의 연기는 고른 호평을 얻었지만 '싸인'은 웰메이드 의학 수사극이라는 환호를, '마이 프린세스'는 엉성한 로맨스물이라는 비난을 각각 받고 있다.

◇박빙 시청률서 '싸인' 승기 잡아 = 지난달 5일 나란히 첫선을 보인 '싸인'과 '마이 프린세스'는 첫회 시청률에서 각각 16.1%와 15.9%(AGB닐슨 미디어 리서치)를 얻으며 호각지세로 출발했다.

시청률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간 것은 '마이 프린세스'였다. 김태희의 '변신'이 화제를 모으며 3회째 방송에서 시청률이 20.0%까지 치솟았다.

김태희는 마스카라가 번지도록 울기도 하고 설사를 못 참아 화장실로 뛰어가기도 하는 등 푼수기 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고, 이는 시청률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하지만, 쉬운 로맨틱 코미디인 '마이 프린세스'에 맞서 복잡한 의학 수사극이라는 핸디캡을 가졌던 '싸인'이 서서히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부검이나 과학수사 같은 쉽지 않은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지며 꾸준히 시청률이 오르더니 최근 방송인 지난 10일에는 20.6%까지 치솟았다.

두 드라마 모두 16일 13회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 '싸인'은 총 20회로, '마이 프린세스'는 총 16회로 기획됐다.

동시간대 KBS 2TV의 '프레지던트'는 7~8%대 시청률로 수목 드라마 경쟁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다.

◇치밀한 스토리에 깊이 있는 갈등..'싸인' = '싸인'은 전파를 타기 전에는 'CSI'류 미드(미국 드라마)의 아류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지상파 TV에서는 드문 소재였지만 시체의 몸에 남은 증거로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 의학 수사극은 이미 미드에서는 흔했기 때문이다. 미드로 잔뜩 높아진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내 놓은 '싸인'은 미드의 아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의학 수사극의 한국식 해석이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제작진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수사기법 자체보다는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데 있다.

까칠한 성격의 고참 법의관 윤지훈(박신양)과 열정이 넘치는 신참 법의관 고다경(김아중) 등 두 주인공의 관계가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두 사람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장인 이명한(전광렬)의 대립 역시 흥미롭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이를 은폐하는 자라는 선과 악의 대립이 있지만 둘 사이의 갈등이 단순하게 그려지지 않는 점도 박수를 받고 있다. 이명한은 국과수라는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을 가진 악당이며 윤지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규명하려한다.

인기 가수의 사망 사건이나 미군의 살인 사건, 대기업 회장의 폭력 사건 등 실제 사건과 닮은 사건이 소재로 등장하는 점도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사건들이 서로 연관돼 있고 이 사건의 중심에 윤지훈의 과거사가 얽혀있다는 설정 등 이야기 구조가 복합적으로 촘촘히 얽혀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김아중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싸인'은 '어떻게' 뿐 아니라 '왜'에도 집중한다"며 "사회 정의나 개인적인 가족사 같은 이유에 집중하면서 사건을 풀어가기 때문에 드라마의 정서가 풍부해졌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개연성 없는 전개에 억지 설정..'마이 프린세스' = '싸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호평 일색이라면 '마이 프린세스'에 대한 호평은 배우의 연기에만 머물고 있다.

김태희와 송승헌은 '안구정화 커플'이라는 별명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고 무난한 연기를 통해 극을 이끌고 있다.

시청자들의 박수는 특히 김태희에게 쏠리고 있다. 신비로운 이미지에 집중되며 연기력에서도 한계를 보여주던 김태희는 좌충우돌하고 망가지며 자신이 '현실적인' 캐릭터에도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렇게 초반에는 두 주연배우의 '눈부신' 외모와 연기 변신이 화제가 되며 박수를 받았지만 이 드라마는 후반으로 가면서 화제성이 고갈되며 엉성하고 무리한 극의 전개가 오히려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복원된 황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박해영(송승헌), 오윤주(박예진), 대한그룹의 회장(이순재) 사이의 암투가 치밀하지 못한데다 이설 공주(김태희)의 과거를 둘러싼 논란 역시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줄거리 전개가 방해될 정도로 엉성한 편집이나 설득력 없는 악역(오윤주)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한국에 황실이 있다는 설정은 앞서 '궁'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황실 재건 과정이 가볍게 다뤄져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독립운동에 쓰였어야 할 돈을 빼돌려 재벌이 된 기업의 총수가 국민들의 동의 없이 황실 재건을 추진한다는 이야기 틀은 설득력도 없고 큰 흥미를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은 "억지 진부 설정이다. 설득력을 초반부터 잃었다."(sks14wl), "무슨 긴장감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애틋한 사랑이 있는것도 아니고"(heeya5714), "가슴을 설레게 할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청률 끌어올리는 법에만 몰두하고 있다"(myhamlet), "캐릭터와 각각의 관계가 억지다. 빠른 전개력도 없는 재미없는 황실 이야기"(alleyjy) 등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bkkim@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