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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서 단편 1,2위 석권..저력 과시
2011-02-20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20일 폐막한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단편 경쟁부문에서 1,2위를 휩쓴 건 나름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장편이 아닌 단편 경쟁부문에서 금곰상과 은곰상을 수상한 건 척박한 국내 단편 영화 현실에 비춰 주목할 만한 경사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국 단편영화는 2009년 칸 영화제에서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이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서 3등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성과를 내왔지만 3대 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 1, 2위를 휩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전문가 다수의 예상대로 이란의 사법체제, 종교문제, 가치관의 갈등 등을 담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나데르와 시민, 별거'에게 돌아가 정치색 강한 베를린영화제의 특징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베를린서 터진 '낭보' = 금곰상을 수상한 박찬욱ㆍ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찍은 단편영화로, 3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해 더욱 눈길이 간다. 낚시를 하러 간 한 남자에게 이생과 현생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30분짜리 판타지다.

주로 장편 영화를 찍어온 박찬욱 감독과 설치 미술에 몰두해온 그의 동생 박찬경 감독이 함께 만든 작품이어서 제작 전부터 국내에서 관심을 끈 영화다.

기발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라는 한계 때문에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박찬경 감독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단편 경쟁부문에) 25편이 나왔는데 수상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시상식에 와서 발표할 때까지 모르고 있다가 알게 돼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2등상인 은곰상을 받은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은 양 감독이 한예종 졸업작품으로 만든 영화다. 자동차 보험 사기로 먹고 살던 주인공이 실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인간의 윤리적 삶에 대한 고민을 다뤘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조현정 프로그램팀 팀장은 한국 단편영화가 1-2등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이례적인 결과"라며 "열악한 국내 단편영화계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 한국영화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포함해 7개 섹션에 모두 9편이 초청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영화제도 중동 민주화 지지?..이란 영화 3관왕 = 장편서 금곰상과 은곰상을 동시에 거머쥔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이란 영화 '나데르와 시민, 별거(Nader And Simin, A Separation)는 미국과 유럽영화들이 주류를 차지한 영화제 경쟁부문에 아시아 영화로는 드물게 초청돼 주목을 끈 작품이다.

특히 튀니지발 '재스민 혁명'과 이집트 시민혁명 등 중동 지역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통적 가치와 현대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란인들의 현주소를 냉엄하게 묘파한 작품이어서 영화제 초반부터 시선을 끌었다.

영화는 '평범한 이란 사람들의 일상에 집중한 작품으로 범죄 스릴러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부부인 나데르와 시민의 이혼 문제를 통해 이란 사회의 계층 갈등과 종교적 보수주의, 사법 체제 갈등, 종교문제 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중동의 민주화라는 세계적인 흐름과 수준 높은 작품성 등을 고려해 금곰상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은곰상인 남녀 배우상을 이 영화의 남자배우 전체, 여자배우 전체에게 수여하는 파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는 "작품 활동을 금지당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에 대한 이란 법원의 부당한 징계를 비판하는 한편, 중동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영화계의 무언의 지지"라고 분석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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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