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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100% 리얼액션 성공해 뿌듯">
2011-02-22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슬라이딩하면서 총을 쐈고, 샤워가운을 입은 채 악당을 가격해 쓰러뜨렸으며 뒤돌아 발차기와 2단 뛰어 발차기, 날아가 펀치하고 착지하기 등을 선보였다.

대역은 없었다. 20부작인 SBS TV 액션대작 '아테나 : 전쟁의 여신'에서 100% 리얼 액션을 소화해낸 이지아(30) 이야기다.

드라마 종영을 몇 시간 앞두고 21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극 중 늘 딱 떨어지는 검은색 수트 차림으로, 그 안에 총을 숨겨두고 다녔던 그가 하늘하늘하고 화사한 봄처녀가 돼 나타났다.

"저 진짜 한 번도 대역을 안 썼어요. 그래도 매번 촬영장에 스턴트맨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제가 하도 대역을 안 써서 그랬는지 마지막 액션 찍을 때는 아예 촬영장에 안 나타났더라고요. 대역 안 왔냐고 물으니까 제작진이 '에이…, 오늘도 그냥 직접 할 거면서…'라는 거예요.(웃음) 진짜 모든 액션을 다 제가 했는데 사람들이 안 믿어주시는 것 같아서 억울해요. 솔직히 촬영 도중 '대역을 써도 멋지게 나오는데 나도 다른 배우들처럼 대역을 쓸까'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액션이 재미있고, 어렵다 싶은 것도 제가 해보니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직접 했어요. 뿌듯합니다."

물론 부상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해갔다.

"사방에 타박상은 기본이고 발차기하다가 왼쪽 발 네 번째 발가락에 금이 갔어요. 그전에 '스타일' 찍은 직후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부러졌던 경험이 있어 바로 느낌이 오더라고요. 부상 후 얼마간 발이 편한 신발을 신고 다니며 액션을 자제했는데 다시 샤워가운 격투신으로 부활했어요.(웃음)"

운동신경은 있었지만 그는 무술을 배워본 적이 없다. 2007년 데뷔작인 '태왕사신기' 때 처음으로 액션을 경험한 그는 그때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고 이번에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을 찍으면서 액션 여왕으로 등극했다.

"촬영 앞두고 배우들과 국정원에 견학을 갔는데 거기서 실탄을 쏴봤어요. 난생처음으로 총을 쏴본 것이었는데 5발이 모두 과녁의 가운데에 맞은 거예요. 한발도 과녁에 못 맞힌 분도 있었는데 전 다 과녁의 가장 가운데 원을 맞힌 거예요. 국정원 관계자들이 '웬만한 여자 요원보다 잘 쏜다'며 '배우 안 하면 꼭 연락해라'고 세 번이나 말씀하셨어요.(웃음) 이번에 총은 원 없이 쏴봤지만 기관총을 못 쏴본 게 좀 아쉬워요. 하하. 격투신은 현장에서 급하게 합(상대와 액션 동작을 맞추는 것)을 짤 경우가 많았는데도 신기하게 그게 되더라고요. 대역을 써도 됐지만 이왕이면 제가 직접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계속 하다보니 끝까지 제가 하게 됐네요. 나중에 감독님이 저보고 '배우말고 서커스를 해야했다'고 하셨어요. 제 액션이 서커스 수준이래요.(웃음)"

이렇게 액션에서는 근사한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는 사랑에서는 비련의 여인이었다. 그가 맡은 한재희는 국가위기방지국의 일급 요원이지만 동료인 이정우(정우성 분)와의 사랑은 이루지 못했다.

"안쓰럽고 불쌍했죠. 하지만 전 재희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5년 만에 재회한 정우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어 그에게 집착했지만 이내 자신을 떠나 혜인(수애)을 사랑하는 정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잖아요. 그리고 그런 정우를 친구로서 도와주고 위해줬으니 그 마음이 참 예쁘고 쿨하잖아요."

그래서 그는 한재희를 연기해 행복했다고 한다. 비록 드라마의 대본이 후반부로 갈수록 엉성해지고 시청률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자신은 얻은 게 많기 때문이란다.

"한재희는 고도로 훈련된 요원이고 사랑에 있어서도 쿨한 데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이성적으로 대처한 인물이에요. 게다가 제가 지금껏 했던 역할 중 가장 학벌 등 스펙이 좋은 여자예요.(웃음)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늘 사고뭉치, 천방지축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차분하고 진지한 역할이라는 큰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재희에 푹 빠질 수 있었고 끝까지 흔들림없이 처음에 계획했던 스타일을 유지하며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를 꿈꾸다 4년 전 '태왕사신기'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지아는 '베토벤 바이러스'와 '스타일'을 거치며 차근차근 연기를 다져왔다.

"연기는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점점 빠져들고 있어요.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더 생기고 있고요. 처음에는 낯선 동네에 툭 던져진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좀 익숙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저보고 많이 밝아졌대요. 이젠 작품도 많이 하고 싶어요. 그간 1년에 한 작품씩 했는데 이젠 쉬지 않고 많이 하고 싶습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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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