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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Save the Last Dance)
2002-01-02

비디오/메인과 단신

2001년, 감독 토머스 카터 출연 줄리아 스타일스, 숀 패트릭 토머스 장르 드라마 (파라마운트)

발레와 힙합. 우아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자아이가 거리의 언어인 힙합을 체득할 수 있을까?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투사하는, 단지 하나의 스텝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 자체를 내비쳐야 하는 힙합을.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비록 백인과 흑인의, 인종을 뛰어넘는 사랑만큼 힘들기는 하겠지만.

줄리어드의 오디션을 마친 사라는 어머니의 사고소식을 듣는다. 빨리 와달라는 재촉에 사고가 났다고 자책한 사라는 발레를 포기한다. 장례식이 끝나고 사라는 아버지가 사는 시카고로 향한다. 학교에 들어가려면 금속탐지기를 거쳐야 하고, 전체 학생의 95%가 흑인이며 처음 사귄 친구 슈닐은 갓난아이의 엄마인 곳. 사라는 세상이 하나라고 배웠지만, 이곳의 흑인들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힙합 클럽 ‘스텝’에 간 사라는 슈닐의 오빠인 데릭과 친해진다. 데릭은 사라에게 힙합을 가르쳐주고, 사라가 다시 발레에 도전하도록 힘을 준다. 하지만 그들이 사랑에 빠지자 당장 문제가 생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심지어 슈닐조차. 극소수의 똑똑하고, 멋지고, 성실한 흑인 남자를 백인 여자가 채간다는 것. 그러면 흑인 여자들은 범죄자나 마약중독자를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것. 의지와는 달리 사라는, 흑인의 세상을 침범한 것이다.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는 올해 초 미국에서 개봉되어 첫 주말에 24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총 수익 9천만달러의 대성공을 거두었다. 줄리아 스타일스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다운 투 유> 등에 출연했지만 ‘스타’는 아니었고, 숀 패트릭 토머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TV에서 <페임> <레밍턴 스틸> <마이애미 바이스> 등을 연출하고 93년 나치 정권하에서 스윙 재즈에 탐닉하던 젊은이들의 열정을 그린 <반항의 춤>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토머스 카터는 젊은이의 언어인 춤과 인종문제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감성적인 연출로 젊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제작사인 MTV 프로덕션은 젊은이들의 코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영화사답게, 현재 대중문화의 중심인 힙합을 영화 전면에 내세웠다. <플래시댄스>나 <더티 댄싱>의 영광을 재현한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는 과거의 작품들보다 차분하고 성실하게 한 소녀의 좌절과 희망을 그려낸다. 물론 멋진 춤과 함께.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