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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씁쓸할 뿐">
2011-03-16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장자연 편지'가 가짜로 밝혀지자 연예계는 황당하고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연예매니지먼트협회 김길호 사무총장은 16일 "한마디로 황당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편지 얘기가 나왔을 때 편지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이번에는 제대로 수사해서 진실이 꼭 밝혀지길 기대했다"며 "하지만 또다시 연예계에 대한 근거없는 의혹만 키운 채 마무리된 거 같다"며 허탈해했다.

김 사무총장은 "편지가 사실이라고 해도 진실이 밝혀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혹시나 하고 기대했다. 그런데 편지가 가짜라고 하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사 라온라이의 장정환 이사는 "연예계의 일원으로서 속상하고 망자가 불쌍하다"고 했다.

장씨는 "연예계의 대다수 사람들은 모두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데 이런 일이 잊을만하면 터져 대중이 연예계 전체를 색안경 끼고 보게 되는 게 안타깝다"며 "편지가 가짜로 밝혀졌지만 과연 사람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의혹만 기억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신인 연기자 신소율은 "고인(장자연)이 겪은 것으로 알려진 일들이 내게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내 주변에서도 들어본 적도 없어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일이 터지면 부모님이 가장 걱정하시는데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많은 연예인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라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인의 유족들에게도 사실 여부를 떠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시점에 다시 안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며 "잘못된 게 있다면 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근거없는 의혹, 루머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대다수의 매니저나 연예인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다. 편지가 가짜로 드러난 이날도 편지 소장자 전모 씨에 대해 그가 처음에 '왕첸첸'이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것을 들어 '중국 사람 아니냐'고 묻거나, '장자연과 친구라고 하지 않았냐'고 묻는 등 이번 사건의 개요나 수사 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음을 드러냈다.

앞서 경찰은 전씨가 내국인이며 성장과정에서 장자연과 교류를 할만한 단초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또 그가 정신병력이 있고 오랜 생활 수감했으며 현재도 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사실 자체도 몰랐고, 이날 편지가 가짜로 드러났다는 사실에도 대부분 "별반 기대하지 않았다"며 무심한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 등에 조ㆍ단역으로 출연한 장자연은 2009년 3월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 직후 경찰은 고인이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밝혔으나 며칠 후 그가 기획사로부터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문건이 공개됐다.

그 후 18개월간 진행된 경찰 수사가 많은 의혹을 남긴 채 흐지부지 끝난 상태에서 지난 6일 SBS '8뉴스'가 장자연이 남긴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며 "편지에서 고인은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해 또다시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편지를 감정한 결과 장자연의 친필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한 매니저는 "한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 진위를 떠나 한국 연예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며 "온갖 의혹만 키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씁쓸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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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