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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부검장면 의도적으로 피해"
2011-03-20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사실 시신 부검 장면은 의도적으로 피했습니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40ㆍ50대 주부 시청자들이 과연 부검 장면을 참고 보실까 싶었거든요."

최근 종영한 SBS 인기드라마 '싸인'의 장항준 감독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뜻밖의 고백'을 했다.

장 감독은 "사실 우리 드라마는 부검을 왜 하는가, (부검을 통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너무 잔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몰입에도 방해되고 채널도 돌아간다"며 웃은 뒤 "부검 장면이 리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드라마의 주무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실 역시 '리얼하지 않은' 방법으로 재현됐다.

장 감독은 "드라마에 나오는 부검실은 실제 국과수 부검실 모습이 아니고, '이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면서 "실제 국과수 부검실에 가보면 7∼8개의 부검대가 늘어서 있고 정신없이 부검이 계속된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부검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없어 하나의 부검대만 있는 세트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국과수 법의관이 20명이 채 안 되는데, 1년에 부검하는 시신은 3천500구가 넘는다고 들었다"면서 "(대본을 공동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드라마 자문에 참여해 준 법의관한테 '어떤 법의관이 좋은 법의관이냐'고 물었더니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지금 시스템에서는 포기를 모른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법의학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리는 일이었다. 법의학에 따라 유죄가 무죄가 될 수도 있고, 무죄가 유죄가 될 수도 있지 않나"면서 살인적인 업무량과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일하는 법의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리나라 법의학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만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신념을 가진 학자들, 즉 법의관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그 분들의 가슴에 훈장을 달아드리고 싶습니다."

rainmak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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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