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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추기경의 죽음을 그토록 슬퍼했을까." <바보야>
신두영 2011-04-20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 칭하는 사람치고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고 전태일 열사, 고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고 김수환 추기경까지. 그들은 자신을 바보라 불렀다. <바보야>는 가톨릭 종교지도자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 2주기를 기념해 제작된 추모 전기다큐멘터리다. 2009년 2월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은 유언에 따라 다른 사제들과 똑같은 절차로 진행되었다. 추기경은 소박한 장례식을 원했지만 끊이지 않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마지막 5일째 되던 날 뒤늦게 명동성당에 도착한 한 아주머니는 추모 시간이 끝나는 바람에 추기경을 뵙지 못했다. 그녀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며 눈물을 훔친다. <바보야>의 내레이션을 맡은 안성기는 차분한 목소리로 묻는다. “왜 사람들은 추기경의 죽음을 그토록 슬퍼했을까.” <바보야>는 김수환 추기경의 일생을 돌아보며 이 물음에 답을 한다.

KBS <인간극장> 등 TV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강성옥 감독은 추기경의 생전 인터뷰와 영상자료를 모두 수집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바보야>는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민주화 운동의 지지자였던 추기경과 성직자 김수환의 개인사를 두루 살펴본다. 특히 흥미로운 건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지 않은 추기경의 개인적인 역사다.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난 추기경이 카메라 앞에서 가난 때문에 장사꾼이 되고자 했다고 털어놓는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신학교에 들어간 추기경이 사제서품을 받기 전까지는 성직자의 길을 피하려 했다는 증언도 삽입된다. <바보야>는 가톨릭 종교지도자로서의 김수환 추기경과, 한 인간으로서의 김수환을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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