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후아유
[who are you] 혜영홍
주성철 사진 최성열 2011-05-24

<천녀유혼>

-과거 홍콩 영화계에서 전설의 쇼브러더스 여전사였다. 요즘 젊은 관객은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나. 주로 <장배>(1981), <무관>(1981), <십팔반무예>(1982), <오랑팔괘곤>(1983) 등 유가량 감독의 무술영화에 유가휘와 함께 많이 출연했다. 요즘 그 영화들을 다시 보면 너무 연기를 못해서 창피하다. (웃음)

-올해 금상장영화제에서 호유항 감독의 <새벽의 끝>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말 기뻤다. 90년대에도 꾸준히 활동하긴 했지만 주연으로 출연하는 일이 드물었고 불러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래도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 오랜 기다림이 드디어 보답을 받은 느낌이었다.

-과거 정소동 감독의 <천녀유혼>(1986)에서는 같은 ‘나무 요괴’ 역할을 남자배우인 유조명이 연기했다. 그런 차이에서 오는 부담감은 없었나. =남자와 여자 목소리를 섞어서 내야 하는 부담감은 그나 나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차피 이전과 같은 캐릭터라면 굳이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여자인 내가 연기함으로써 짙투심 같은 풍부한 감정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액션연기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웃음) 몇몇 특별한 장면을 빼고는 직접 연기했다. 다만 과거 무술영화에 출연할 때도 악역을 연기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런 데서 오는 생소한 느낌이 있었다.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내 머리가 백발로 변하면서 악마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연기할 때는 몰랐다가 나중에 CG로 완성돼 극장에서 보니 너무 멋졌다. (웃음)

-혹시 장국영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이 있나. =물론. 당시만 해도 큰 세트장 안에서 1세트, 2세트를 나눠 함께 여러 편의 영화를 찍는 일이 흔했고 촬영이 겹치면 중간에 나와 같이 밥도 먹고 그랬었다. 볼 때마다 ‘누나’라고 부르며 명랑하고 쾌활한 모습만 보여주던 후배였다. 그의 이른 죽음이 지금도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