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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2002-01-10

늙은 연인들, 격렬한 사랑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년,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메릴 스트립 <OCN> 1월10일(목) 밤 6시

언젠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극장에서 보다가 이상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이 일제히 ‘와’ 하면서 박수를 쳤다는 거다. 기묘한 경험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영화의 내용을 잘 요약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사랑’의 중요성,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태도의 숭고함이 그것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과 연출을 겸했으며 메릴 스트립이 여주인공으로 분한다. 사실 이스트우드 감독의 근작인 <퍼펙트 월드>나 <미드나잇 가든> 같은 영화들에 비하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작은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영화는 나름의 미덕을 지니고 있는데 그건 연기의 출중함이 아닌가 싶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은 ‘환상적인’ 커플연기를 보이고 있다. 클라이맥스에서 늙은 연인들이 스치듯 헤어짐을 치르는 대목에서 두 배우는 손과 어깨, 그리고 뒷모습이라는 신체의 세밀한 부분만으로 캐릭터의 애잔한 감정을 표현한다. 그 연기력은 놀랍기만 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사진을 기고하는 로버트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촬영하기 위해 마을을 찾는다. 로버트는 프란체스카를 만나 일생에 한번밖에 오지 않을 사랑임을 느낀다. 프란체스카의 남편과 아이들은 도시로 떠나 사흘 뒤에야 돌아올 예정이다. 로버트와 프란체스카는 짧은 기간 동안 애틋하고 격렬한 사랑을 나누지만, 어쩔 수 없는 이별을 맞는다. 평생 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두 사람의 사랑은 프란체스카가 세상을 뜨고 나서 유품을 정리하던 자녀들에 의해 알려진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중년 남녀가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 잠시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내용. 아이오와주에서 현지 촬영한 이 영화는 어느 사진사와 중년 부인의 짧고도, 일생 동안 잊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우보이와 소녀 같은 주부, 그들의 만남과 이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