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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부율개선 움직임 본격화
2002-01-14

추진위 결성 후 극장쪽 설득 작업 나서, 서울시극장협회 강력 반발

한국영화 부율개선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영화인회의는 지난 1월8일 부율개선추진위원회를 구성, 외화에 비해 불리하게 책정되어 있는 한국영화의 극장부금 비율을 조정하기 위한 구심점을 마련했다. 이날 추진위는 유인택 제협 회장과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심재명(명필름 대표)·차승재(싸이더스 대표)·김동주(코리아픽쳐스 대표)·김승범(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씨 등을 집행위원으로 뽑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9일, 30여개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관계자들은 간담회를 열고,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이 50%를 육박하는데도 여전히 외화보다 불리한 5:5의 부율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외화와 동등한 6:4(배급사:극장)의 부율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합의한 바 있다.일단 추진위가 발족된 만큼 충무로는 부율개선에 점진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춘연 공동위원장은 “오랜 관행을 깨는 것이니만큼 너무 성급하게 밀어붙이는 식이어선 곤란하다”면서도 “이제 추진위가 꾸려진 만큼 극장쪽을 설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창구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유인택 공동위원장 역시 “통합전산망이 작동되면 장기적으로 슬라이딩 시스템(개봉일을 기준으로 일정 상영기간이 지나면 극장쪽의 수익배분율을 높이는 것) 등을 극장쪽에 제시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추진위를 중심으로 한국영화 부율을 외화와 동일한 수준으로 바꾸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빠르면 1월14일이나 15일쯤 주요 극장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영화 부율개선 주장의 근거를 전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메이저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가 한국영화 부율개선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추진위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8일 추진위쪽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시네마서비스쪽은 “한국영화가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는 데 동의하고 “12월25일 개봉하는 <공공의 적>부터 부율을 6:4로 조정하는 문제를 고려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영화 부율 조정이 극장에겐 수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여겨지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한국영화의 질을 높이는 투자분이 될 수 있다”며 “투자·배급사 및 제작사 그리고 극장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추진위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은 아직 많다. 현재 서울시극장협회쪽은 추진위의 제안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공동대응의 뜻을 밝히진 않았지만, 개별 회원사들에 묵과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체인망을 갖고 있는 멀티플렉스 CGV가 가장 큰 수익원인 CJ엔터테인먼트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CJ는 추진위와 극장협회, 두 단체 사이에 어느 정도 협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부율문제에 관한 한 발언을 삼간다는 방침이다. 추진위가 앞에 놓인 난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