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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의 세계로 들어간 뱀파이어 / 링컨과 뱀파이어의 결투라니

<다크 섀도우즈> Dark Shadows / <에이브러햄 링컨: 뱀파이어 헌터>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다크 섀도우즈>

감독 팀 버튼 / 출연 조니 뎁, 크로 모레츠, 헬레나 본햄 카터, 에바 그린, 미셸 파이퍼 개봉예정 5월10일

UP 로버트 패틴슨의 젊음보다는 조니 뎁의 중후미가 한수 위길 기대. DOWN 원작 탓하며 산만해지거나 길어질까봐 걱정.

팀 버튼마저 뱀파이어영화를? 놀랄 일은 아니다. <프랑켄슈타인>을 패러디해 만든 단편 <프랑켄위니>부터 <비틀쥬스> <슬리피 할로우>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유령신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유령, 좀비, 마녀가 활개치는 세계를 그려왔던 그다. 그러므로 그가 광팬임을 자처했던 미국 최초의 고딕 연속극 <다크 섀도>의 영화화를 책임지게 됐다면 팀 버튼의 팬으로서야 두손 들고 환영할 일일 것이다.

1966년부터 1971년까지 방영됐던 <다크 섀도>는 아직까지 두터운 컬트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TV시리즈다. 거기다 총에피소드 수도 1225개로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 원작이라 팀 버튼과 각본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는 이야기의 뼈대만 추리는 데도 애를 먹었으리라 짐작된다. 새로운 피를 수혈 받은 2012년판 <다크 섀도>의 골자는 주인공 바나바스 콜린스(조니 뎁)와 마녀 안젤리크 부차드(에바 그린)간의 애증의 역사다. 바나바스의 연인이었던 안젤리크는 타고난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그를 저주해 부유한 사업가에 불과했던 그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생매장해버린다. 하지만 바나바스는 200년 뒤 공사장 인부들에게 발견돼 되살아나고 콜린스가의 가정교사 빅토리아 윈터스(벨라 히스코트)와 또 어김없이 사랑에 빠진다. 소식을 들은 안젤리크가 다시 그를 뒤쫓는 가운데 콜린스가의 후손들과 하인들의 비밀도 이야기의 가지를 친다. 복잡한 얼개를 자랑하는 서사는 가족멜로드라마의 견고한 틀 안에서 윤회의 원을 그릴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슬리피 할로우>와 <유령신부>에 가까운 영화가 되리라는 손쉬운 예측 또한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목없는 귀신이 버려진 숲속을 내달리고 해골바가지 신부가 땅속에서 부활하는 세계를 그릴 때조차 일말의 온기와 위트를 잃지 않았던 팀 버튼이 이번에는 어떤 비율로 드라마와 코미디를 배합했을까가 관람 포인트겠다.

영화의 무대가 기존의 1960년대 후반에서 굳이 1972년으로 옮겨졌다는 사실 또한 주요한 힌트다. 어릴 적 “학교가 끝나면 <다크 섀도우즈>를 보러 집으로 달려갔던 세대”라는 팀 버튼과 당시 또래들이 그랬듯 자신도 “바나바스가 되길 꿈꿨다”는 조니 뎁은 반드시 1972년이 배경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히피족이 부의 축적에 몰두하며 미(me) 제네레이션으로 변모한 시기를 묘사하기에 1969년은 너무 이르고 1973년은 너무 늦다는 것이 이유였다. 과연 팀 버튼은 고딕 장르에 1972년의 미국사를 어떻게 녹여냈을까. 궁금하다면 그가 원작의 스틸을 모방해 찍었다는 이미지 컷을 미리 엿보는 것도 방법이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호러, 멜로, 코미디, 스릴러를 넘나드는 영화의 톤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그에게 실마리가 되어준 사진이라고 한다. 밀폐된 저택 안에 자못 진지한 표정을 하고 서 있는 인물들의 기괴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면모가 팀 버튼의 세계에 더없이 어울린다.

<에이브러햄 링컨: 뱀파이어 헌터>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 출연 벤자민 워커, 도미닉 쿠퍼, 루퍼스 스웰 / 개봉예정 6월21일

UP 장르의 달인들이 한데 모인 만큼, 이름값을 하리라는 기대감. DOWN 역사적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과 터무니없는 허구의 상상력이 성공적으로 조화를 이룰지 걱정된다.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앞으로 이 이름을 할리우드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자주 목격하게 될 것 같다. 이자가 누군가 하면, 문학사에 길이 남을 커플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를 좀비 헌터로 재창조하고(<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사실은 뱀파이어 헌터였다고 주장하는 소설(<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을 쓴 미국 작가다.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소설과 전기물에 B급 감성을 버무려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의 개성은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데 혈안이 된 영화계 관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그 관계자들 중 일부가 바로 팀 버튼과 <원티드> <나이트 워치>의 그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다.

<에이브러햄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티무르 베크맘베토프가 연출을, 팀 버튼이 제작을 맡은 영화다. 뱀파이어에 의해 어머니를 잃은 링컨(벤자민 워커)은 미국이 뱀파이어에 지배당하는 걸 막기 위해 남북전쟁에 참가한다. 가장 기대되는 건 각색의 재미다. 원작에서는 링컨의 가장 큰 적인 남부연합의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와 링컨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가 뱀파이어로 묘사되었는데, 이러한 일련의 각색이 영화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었을지 기대된다. 뱀파이어가 장악한 미국사회의 음산한 분위기, 사방에 피를 흩뿌리며 거침없이 뱀파이어를 베어낼 젊은 링컨의 모습에 대해서는 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프의 역량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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