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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생, 이성강 감독의 베스트 5 영화
2002-01-18

김문생 vs 이성강 대담

김문생 감독이 추천하는 베스트 5

1. 인생은 아름다워 제일 좋아하는, 존경하는 사람, 로베르토 베니니. 어쩌면 그렇게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렇게 웃기게 그렸는지 정말, 쇼크 먹었다. 영화 한 편이 인생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했는데, 나한테는 변화를 줬다. 영화를 보는 눈을, 세상을 보는 눈을 확 변화시켜 줬으니까.

2.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꿈을 꿨다고 생각했을 때 느낄 만한 감정들이 다 들어있는 이미지. 숲, 오무, 낯선데 낯설지 않은 이미지를 보면서, 영화를 만든다면 이렇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특히 바람이 부는 계곡, 마치 내가 그 안에 서서 바람을 맞는 것 같은 이미지. 영화를 보면서 꿈을 꾸는 것 같다.

3. 더 월 음악이 영화 전체를 이끌며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실사장면과 상징적인 애니메이션들이 어우러져 마치 현대적인 오페라를 본 느낌. 85년에 처음 보고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욕구를 가져다준 작품.

4. BARAKA 전세계의 상징적인 풍습들과 사람과 도시를 어우러서 만든 다큐멘터리. 이 작품에서 나오는 많은 시퀀스들이 삶과 죽음의 문제를 되짚어보게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5. 헤어 히피들의 자유와 우정을 노래한 영화. 그들이 자유로워지기 위해 사는 정신이 좋았고 또한 우정을 지키려고 주어진 자유를 포기하고 친구 대신 죽음을 맞게 된 그들이 사랑스러웠다.

이성강 감독이 추천하는 베스트 5

1. 아버지와 딸 사람의 일생을 저렇게 간명하게, 단순하게 그릴 수 있을까. 딸이 커 가고, 잃어버렸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그동안의 성장사를 생략해버렸지만 인생이 느껴진다. 그런 암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좋다.

2. 이야기 속의 이야기 전체적으로 굉장히 애매모호한데, 그 애매모호함이 정서적으로 계속 남아 있다. 널뛰기를 한다거나 그림자놀이를 하는 듯한 절지애니메이션의 장면들. 뭘 나타내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언젠가 알 수 있을 것 같은, 시적이고, 정서적인 애매모호함. 거기에 빠져들었다.

3. 여인의 음모 봤던 SF 중 <블레이드 러너>와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색채가 아주 고전적이고, 주인공의 심리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모습들이 인상적이고. 특히 거대한 우물처럼 생긴 고문실에서, 치과 기구같은 걸로 고문하는 모습. 전체적으로 카프카의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4. 거미여인의 키스 게이, 그것도 예쁘지 않은 게이 역할의 윌리엄 허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작은 공간에서, 거의 두 사람만 두고, 게이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주인공의 사랑을 확인하는 거나 꿈 속을 왔다갔다 하는 몽환적인 연출도 좋았다.

5.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진솔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음악가들과의 얘기 속에서 서서히 그들 인생의 갈등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마지막에 개사해가며 노래할 때 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 못 했다는 자기 인생을 담을 때. 비슷한 직종이라 더 정서적으로 밀착됐는지, 음악 자체보다 그 사람들의 인생의 회한이 남았다.

▶ <마리이야기>이성강 감독 VS <원더풀 데이즈> 김문생 감독 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