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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문제아들에 대한 착한 영화 <천국의 아이들>
송경원 2012-05-23

자기소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습관처럼 출신 학교, 경력, 자격증 등 다양한 기록들을 내밀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진정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정보인가. 혹여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잣대를 들이밀며 쉽게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천국의 아이들>은 적어도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런 시선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외친다.

기간제 교사 유진(유다인)은 학교의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특수반의 방과 후 동아리활동을 떠맡는다. 교장 선생님의 지시는 거창한 목표 없이 그저 아이들이 사고 치지 않게 붙들어만 놓으란 거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명령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럴수록 더욱 엇나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학생 동아리 한마당 안내를 본 유진은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연습해 출전하자고 제안한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아이들도 차츰 연습에 재미를 느끼고 각자 숨겨져 있는 끼와 재능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성아(김보라)가 폭력 사건에 휘말리면서 계획은 취소되고 아이들도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미 많이 본 이야기다. <천국의 아이들>은 <위험한 아이들>(1995) 같은 청소년 교정영화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위험한 아이들>보다 훨씬 착하고 안일하다. 폭력 사건으로 제명당한 축구 신동 정훈(박지빈)이나 학교의 담배공급책 성아 같은 다양한 개성을 지닌 문제아들을 모아놓고 사실은 모두 착한 아이들이었다고 결론내리며 출발하는 영화는, 당연하지만 그만큼 뻔해서 심심하다. 주제적으로 올바르고 착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해진 결론을 향해 달려가는 데 집중한 나머지 문제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공감이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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